연휴 직전 증시 마감 후 주목할 만한 상장사 공시가 쏟아지는 이른바 '올빼미 공시'가 올해도 나타났다.
추석 연휴 전날인 23일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공시는 총 452건으로 집계됐다.
정규장이 끝나는 오후 3시 30분 이후 나온 공시는 91건으로 전체의 20.1%를 차지했다.
올빼미 공시는 연휴 전날 장 마감 후 같은 투자자의 주목도가 낮은 시점에 기업에 불리한 정보를 공시하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공시를 확인하더라도 즉각적인 매매를 할 수 없는 시점이라 투자자에게 불리할 수 있다.
올해 추석 올빼미 공시 비중 자체는 예년보다 줄었다. 지난해 추석 연휴 직전 거래일인 2025년 10월 2일에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공시 297건 가운데 45.1%(134건)가 장 마감 이후 나왔다.
그러나 경영권 매각 무산과 상장폐지 우려,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 등 투자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내용이 적지 않았다.
가비아는 전일 장 마감 후 최대주주인 김홍국 대표 등 3인과 맥쿼리자산운용 측 특수목적법인(SPC) 디씨케이인베스트먼트가 맺었던 주식양수도 계약이 해제됐다고 공시했다.
맥쿼리 측과 가비아 창업자 간 계약이 종료되면서, 경영권 인수를 전제로 추진됐던 공개매수도 최종 무산됐다는 것이다.
앞서 7월 김 대표 등이 보유한 가비아 주식 327만248주(24.37%)를 주당 4만8천원, 총 1천569억7천만원에 디씨케이인베스트먼트에 넘기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거래 종결의 선행조건이었던 공개매수가 최소 매수 예정수량에 미달해 계약도 해제됐다.
가비아 주요 주주인 행동주의 펀드들이 반발하면서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주주인 미리캐피탈과 얼라인파트너스는 공개매수 가격과 절차 등에 문제를 제기하며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았다.
통상 공개매수는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해 주가 상승 요인이 된다. 다만 공개매수가 무산될 경우 공개매수가에 반영됐던 가격 프리미엄이 사라지면서 주가에 하방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가비아는 23일 전장보다 0.24% 오른 4만1천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맥쿼리 측이 제시했던 공개매수가 4만8천원보다 13.9% 낮다.
상장폐지 관련 투자자들의 주의를 요구하는 공시도 쏟아졌다. 이들 공시는 해당 상장사가 직접 제출한 것이 아니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가 투자자에게 관련 위험을 알리기 위해 낸 시장조치 공시다.
한국거래소는 아이스크림에듀와 비케이홀딩스, 형지I&C에 대해 시가총액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 우려를 안내했다.
세 회사는 지난달 시가총액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이후 전일까지 시가총액 200억원 이상을 연속 충족한 날이 하루도 없었다.
거래소는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인 상태가 10거래일 연속 이어지면 상장폐지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세진티에스는 시가총액 200억원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오는 28일 주권 매매거래가 정지된다는 코스닥시장본부 공시가 나왔다. 정리매매 기간은 이달 29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이며 상장폐지일은 다음 달 12일이다.
대양금속이 지난 7월 31일 이뤄진 파산신청과 같은 날 내려진 파산신청 기각 사실을 이달 22일에야 공시했다며 한국거래소는 공시불이행을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다.
코스닥시장본부는 기업 합병 결정 등을 철회한 휴온스와 휴온스글로벌에 대해서도 공시번복을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다.
휴온스는 회사 합병 결정과 임시주주총회 소집 결의를 철회한 데 따른 공시번복 2건, 휴온스글로벌은 자회사 합병 결정과 임시주주총회 소집 결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현물배당 계획을 각각 철회한 데 따라 공시번복 3건이 지정예고 대상이 됐다.
기존 주주 지분 희석 가능성이 있는 공시도 장 마감 뒤 나왔다.
티움바이오는 주가 하락에 따른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으로 제2회차 전환사채(CB)의 전환가액을 기존 6천170원에서 5천250원으로 낮췄다.
전환가액이 낮아지면 같은 금액의 사채가 향후 더 많은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다.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지분 희석 부담이 존재하게 된다.
이에 해당 CB의 전환가능 주식 수는 70만7천941주에서 83만2천주로 약 17.5% 늘었다.
거래소는 3일 이상 이어지는 연휴를 앞둔 마지막 매매일 장 마감 이후 나온 공시를 연휴가 끝난 뒤 첫 거래일에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재공지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휴 직전 장 마감 이후에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데다 공시 내용을 확인하더라도 즉각적인 매매 대응이 어렵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연휴 전후 공시된 내용이 기업가치나 주주권리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