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주주환원을 예고하면서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물산·KCC 등 관계사를 넘어 낙수효과로 코스피 전체의 배당 규모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의 올해 현금배당 규모가 최대 110조원에 이를 경우 코스피 보통주 배당액은 현재 예상보다 최대 60%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25% 오른 28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우도 4.02% 상승한 22만 원에 마감하며 보통주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는 18일부터 4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며 각각 13.07%, 13.81%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대규모 현금배당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1일 이사회에서 올해 총주주환원 규모를 90조~110조원으로 제시했다. 2024~2026년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환원하는 기존 정책에 따른 것으로, 2020년 주주환원 규모의 약 5배에 달하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국내 시스템상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한 날로부터 2영업일 뒤 결제가 이뤄지는 만큼 투자자는 28일까지 주식을 사야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추석 연휴 휴장일을 고려하면 앞으로 매수할 수 있는 날은 23일과 28일뿐이다. 실제 배당은 11월에 이뤄진다.
이번 배당금은 분기 최대 규모인 30조원에 달한다. 다만 보통주 및 우선주의 구체적인 배당 비중과 주당 배당금은 10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나머지 52조6500억~72조6500억원의 주주환원 방식과 규모는 내년 1월 결정한다.
증권가에선 보통주와 우선주에 동일한 금액을 배당한다는 가정하에 주당 배당금을 4500~4654원으로 추정한다. 1000주 보유 시 450만~460만원을 배당받을 수 있는 것이다. 우선주는 본주 대비 가격이 낮아 배당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3일 삼성전자 주주환원 분석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배당 확대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물산에 직접 반영되고, 삼성물산을 통해 KCC로 전달되는 구조"라며 "관계사 배당수익률도 동반 상승하며 수취배당 연계성이 높은 삼성물산과 KCC에서 배당 낙수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건은 남은 주주환원 재원 가운데 얼마를 현금배당에 사용할지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보통주 지분은 각각 8.51%, 1.49%로 합산 약 10%다. 삼성전자가 보통주 자사주를 대규모로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가 줄어 두 금융계열사의 지분율이 높아질 수 있어 지분 조정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증권은 이 때문에 남은 주주환원 재원에서 현금배당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주식을 의미 있게 보유한 상장사는 삼성생명(8.51%), 삼성화재(1.49%), 삼성물산(5.11%)이다. KCC는 삼성전자를 직접 보유하진 않지만 삼성물산 지분 10.49%를 갖고 있다. 삼성물산이 배당을 받으면 KCC에도 배당 낙수효과가 이어지는 구조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추가 현금배당 규모에 따라 우선주의 배당 매력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전체 현금배당을 70조~110조 원으로 가정했을 때 보통주의 예상 배당수익률은 3.9~6.1%, 우선주는 5.1~8.1%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의 배당 확대 효과는 결국 코스피 전반으로 확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한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물산의 배당수입이 늘어나고,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한 KCC까지 추가 배당 효과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전체 현금배당을 70조·90조·110조원으로 가정하면 현재 합산배당 전망치 50조4000억원 대비 각각 19조6000억원~59조6000억원 증가하고 이 중 삼성전자 보통주 배당은 17조3000억원~52조7000억원, 관계사 4개 기업의 보통주 재배당은 1조5000억원~5조7000억원 늘어날 전망"이라고 했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 (전체) 보통주 배당은 현재 97조3000억원에서 116조1000억~155조7000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기존 전망 대비 19.4~60%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포함한 5개사가 코스피 전체 배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6년 기준 49.3%에 달한다. 김 연구원은 "금융계열사의 삼성전자 지분율 규제로 보통주 자사주 소각에 제약이 있는 만큼 보통주 소각 확대 시 금융계열사의 지분 조정 부담이 발생한다"며 "잔여 재원 중 현금배당 비중이 관계사와 코스피 배당 확대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당 낙수효과가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의 현금배당 이후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물산이 올해 결산배당과 내년 이후 배당을 통해 추가 수익을 순차적으로 재배당할 전망이다. 삼성물산을 거치는 KCC는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이 한 단계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