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에너지 가격이 다시 상승하면서 유로존 물가가 안정을 찾기까지는 내년 중반은 돼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필리프 레인 유럽중앙은행(EC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2일(현지시간) 스위스 일간 르탕과의 인터뷰에서 "두 번째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높게, 오래 지속시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의 2차 파동이 식료품과 전기 등 넓은 의미의 에너지, 나아가 상품 전반에 걸쳐 가격 상승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올 가을 더 강하고 지속적인 충격이 발생하면 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로존(유로화 사용 21개국) 물가 상승률이 내년 중반쯤에는 목표치인 2%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며 "에너지 충격이 심각해지지 않는다면 경제가 꾸준하게 완만한 속도로 성장한다는 게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유로존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중동전쟁과 에너지 가격 상승 여파로 지난달 3.2%까지 뛰어올랐다. 2023년 9월 4.3%를 기록한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서 ECB는 지난 10일 세 가지 정책금리를 모두 0.25%P씩 인상하면서, 올해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0%로, 내년 전망치는 2.5%로 각각 제시한 바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반군 후티 간 무력 충돌 등의 여파로 국제유가가 반등하자 유럽 각국은 에너지 가격 안정 대책을 다시 꺼내 들고 있다.
독일 정부는 다음달 1일부터 12월 1일까지 휘발유와 경유에 붙는 유류세를 L당 14센트(약 218원) 낮추기로 했다. 부가가치세까지 감안하면 주유소 기름값은 L당 약 17센트(약 264원) 내려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 주변국을 참고해 내년 1월부터 주유소 기름값 상한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독일은 앞서 지난 5∼6월에도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낮춘 바 있다. 체코 역시 중동전쟁 발발 직후 도입했다가 지난 7월 중단했던 기름값 마진 제한과 가격 상한제를 10월 한 달간 다시 시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