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늘려도 부족하다"…삼성전자 ‘증설 역설’

입력 2026-09-22 10:32
HBM 증설 집중, 범용 D램 공급 감소 AI 서버 수요가 생산 증가 속도 앞서


삼성전자가 D램 생산능력을 두 자릿수로 늘려도 범용 D램 공급난은 오히려 심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증설에 생산라인이 집중되면서 서버용 DDR5 등 일반 D램의 공급 여력이 줄어드는 '증설의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22일 KB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웨이퍼 기준 월간 D램 생산능력은 올해 14%, 내년 16%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확대분의 상당 부분이 HBM에 배정된다.

전체 D램 생산능력에서 HBM 비중은 지난해 27%에서 올해 33%, 내년 40%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반대로 범용 D램 비중은 73%에서 65%, 59%로 낮아진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HBM 중심의 생산능력 전환이 가속화할수록 범용 D램 공급 제약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며 "2027년 공급 부족은 단기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수급은 이미 빠듯한 상황이다. KB증권에 따르면 9월 기준 고용량 DDR5의 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기간은 최대 52주로, 통상 리드타임(6주)의 8배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하이퍼스케일러와 맺은 장기공급계약(LTA)에 물량을 우선 배정하면서 현물시장과 일반 고객에게 돌아가는 물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가격도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범용 D램 생산 증가 속도가 AI 서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란 평가가 나온다. KB증권은 3·4분기 범용 D램 가격이 시장 기대를 웃도는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본부장은 "HBM 중심의 D램 생산능력 재편은 범용 D램 공급 부족 장기화와 가격 상승을 동시에 촉발하는 구조적 변화"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