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이 교실에서 가벼운 체육 활동을 하다 다치자 학부모가 사고로부터 2년 뒤 당시 교사를 형사 고소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6월 서울 금천구 소재 한 초등학교의 학부모 A씨는 B씨가 교실에서 안전관리에 소홀했다며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에 최근 B씨는 경찰 조사를 받았다.
2024년 6월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자녀가 교실에서 콩주머니를 던지고 받기를 하다가 미끄러져 넘어졌고 무릎 슬개골 탈구 등 부상으로 6주 이상 치료를 받았지만, 현재까지 통증, 붓기, 저림 등의 증상이 반복된다고 A씨는 고소장에서 밝혔다.
A씨는 교사였던 B씨가 학생 안전을 보호할 주의의무를 위반하고 위험한 환경에서 부적절한 활동을 지시함으로써 학생에게 중대한 상해를 발생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시 양말을 신은 학생들이 교실 바닥에서 미끄러질 위험이 있었고, 콩주머니 활동 역시 착지와 균형 유지 과정에서 사고 위험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콩주머니는 천으로 된 작은 주머니에 콩, 플라스틱 등을 넣는 놀이도구다.
당시 학생들은 B씨 지도 아래 천으로 된 작은 주머니에 콩 등을 넣은 콩주머니를 천장 방향으로 던진 후 박수를 여러 번 치고 다시 콩주머니를 받았다.
정규 수업 시간 전에 몸을 가볍게 움직이는 '아침 열기' 활동이다.
B씨는 2020년 교직에서 정년퇴직했지만 사고 당시 시간강사로 A씨 자녀가 속한 반을 임시로 맡고 있었다.
B씨는 A씨의 형사고소에 "예측할 수 없는 돌발적인 우연한 사고"라며 "감독자로서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콩주머니 활동은 학교에서 전 학년 학생들이 아침 9시 수업 시작 전 7∼8분간 실시하던 교육이며 서울시교육청 주관 연수에서도 아동의 신체·운동과 관련해 장려한 활동이라는 것이다.
B씨는 당시 학생들에게 30cm 높이까지만 콩주머니를 던지라고 주의를 줬고 교실 바닥도 미끄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씨가 자녀의 부상 후유증을 호소했지만 이 학생이 지난해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다고 B씨는 주장했다.
A씨의 형사고소로 교사들은 교육 활동이 더욱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학교 안전사고에 따른 학생 부상으로 학부모가 교사를 형사고소까지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B씨도 "안전사고가 겁나서 학생들에게 콩주머니 활동을 1년 내내 못한 선생님도 있다고 들었다"며 "교사들이 정상적인 교육 활동을 더욱 꺼리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현경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교사의 고의나 과실이 없는 교육활동 중 안전사고까지 형사 고발로 이어진다면 교사들은 처벌이 두려워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하기 어렵다"며 "결국 그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정상적인 교육활동 중 발생한 안전사고에는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를 적용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