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지도자 한 명이 국가 운명 바꿀까…재레드 다이아몬드 7년 만의 신작

입력 2026-09-21 18:21
'리더는 언제 차이를 만들어내는가'


세계적 석학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7년 만의 신작인 '리더는 언제 차이를 만들어내는가'를 통해 역사와 사회의 흐름을 바꾸는 '개인의 힘'을 분석한다. 문명의 흥망을 좌우하는 지리·환경적 조건을 연구해온 그가 이번에는 "그 사람이 없었어도 같은 결과가 나왔을까"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역사 속 인물과 리더십의 영향력을 추적한다.

책은 "히틀러가 1930년 교통사고로 죽었다면 홀로코스트는 일어나지 않았을까", "다윈이 없었다면 자연선택설은 탄생하지 못했을까"와 같은 가정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정치 지도자부터 과학자, 기업 최고경영자(CEO), 스포츠팀 감독까지 특정 개인이 실제 결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본다.

다이아몬드는 역사적 사례 비교와 자연실험, 통계 분석 등을 활용해 개인의 존재 여부가 역사의 흐름을 얼마나 바꿨는지 분석한다. 단순히 '누가 위대한 인물인가'를 따지기보다 한 사람이 '언제, 어떤 조건에서' 실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정치 분야에서는 지도자의 선택이 국가의 방향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는지, 기업에서는 CEO 교체가 경영 성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을 다룬다. 스포츠팀 감독 교체가 실제 성적 향상으로 이어지는지, 종교 지도자와 사상가 개인의 역할이 사회 변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도 분석 대상에 포함된다.

또한 개인의 능력만으로 역사가 결정된다고 보지 않는다. 개인의 역량과 당시의 정치·사회·경제적 환경이 맞물릴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비교한다.

이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고 CEO를 선임하거나 스포츠팀 감독을 교체하는 선택이 실제 결과를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모색한다. 개인과 시대적 조건 가운데 어느 한쪽만을 강조하기보다 두 요소가 만나는 과정에서 역사의 변화가 만들어진다는 점을 데이터와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김영사 펴냄.



"이름으로 불리고 싶었다"…한국전쟁 속 한 여성의 삶, '네가 나를 떠나면'

한국계 이민 2세대 작가 크리스털 하나 김이 외할머니의 한국전쟁 피난 경험에서 영감을 받아 쓴 첫 장편소설 '네가 나를 떠나면'을 선보인다. 책은 전쟁과 피난이라는 시대적 비극 속에서 생존을 위해 선택해야 했던 한 여성의 삶을 통해 개인의 자유와 가족, 선택의 의미를 그린다.

작품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열여섯 살 소녀 해미와 주변 인물들의 삶을 따라간다. 전쟁과 난민 생활뿐 아니라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한 개인으로서의 삶과 자율성을 갈망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해미는 홀어머니, 병든 남동생과 함께 피란길에 올라 부산의 작은 난민촌에 정착한다. 먹을 것이 부족해 동생의 약초 뿌리까지 빨아 먹으며 허기를 달래야 하는 생활 속에서 해미는 친구 경환과 밤마다 몰래 피난촌의 술집을 찾으며 현실에서 벗어나려 한다.

그러던 중 경환의 부유한 사촌 형 지수가 해미의 집을 드나들며 그에게 마음을 표현한다. 해미는 가난에서 벗어나고 병든 남동생을 치료하기 위해 경환이 아닌 지수를 선택해 결혼한다. 이후 입대한 지수를 기다리며 또 다른 삶을 시작한다.

전쟁과 피난 생활, 종전 이후 혼란스러운 한국 사회를 지나면서 생존을 위해 내린 해미의 선택은 자신의 삶뿐 아니라 지수와 경환, 이후 자식들의 삶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작품은 해미를 한 남자의 아내나 자식들의 어머니가 아닌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고 싶었던 인물로 그린다. 가족과 사회 안에서 자신의 이름보다 누군가의 아내와 어머니로 불려야 했던 한 여성의 삶을 시대적 비극과 함께 조명한다. 소담 펴냄.



사람은 왜 몰리고 떠날까…'도시 인문학 수업'이 짚은 흥망의 법칙

도시의 성장과 쇠퇴를 가르는 핵심 요인을 인구와 일자리의 흐름에서 찾는 책 '도시 인문학 수업'이 출간됐다. 책은 부동산 가격이나 건물의 외형을 넘어 한 도시가 왜 성장하고, 또 왜 쇠퇴하는지를 경제와 산업, 사람의 이동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책은 도시를 단순히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공간이 아닌 한 시대의 경제와 산업, 사람들의 삶과 욕망이 축적된 문명으로 바라본다. 끊임없이 인구가 유입되며 성장하는 도시가 있는 반면, 한때 번영을 누리다 쇠퇴하는 도시가 생기는 이유를 다양한 흐름 속에서 분석한다.

저자는 도시의 본질적인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구와 일자리의 움직임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쟁력 있는 일자리가 생기면 사람이 모이고, 인구가 늘어나면서 도시 개발과 인프라 확충이 이어진다. 이후 더 많은 인구와 자본이 유입되면서 도시 성장이 반복되는 구조다.

반대로 주요 산업과 일자리가 사라지면 인구 유출이 시작되고, 소비와 투자 감소로 이어지면서 도시의 활력도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결국 도시의 흥망성쇠는 건물이 새것인지 오래됐는지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책은 어떤 산업이 성장하고 있는지,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 특정 도시로 이동하거나 떠나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도시의 미래를 읽을 수 있다고 말한다. 도시를 이해하는 일은 결국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경제 흐름을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또 부동산 가격표나 개발 호재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도시의 생명력을 인구와 산업, 일자리의 변화 속에서 짚어내며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믹스커피 펴냄.

(사진 = 김영사, 소담, 믹스커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