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파동? 워시, 제 갈 길 간다!…트럼프, '코인 화폐화' 추진하나? [국제경제읽기 한상춘]

입력 2026-09-21 13:30


미국 중간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최대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국채 파동을 막기 위해 과연 미국 중앙은행(Fed)이 협조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를 0.5∽1%까지 내리라고 연일 외치고 있는 속에 Fed가 금리를 올린다면 국채 파동이 더 심각해져 중간선거 패배는 불가피해 보인다.

양대 책무 중 Fed의 금리 결정을 좌우할 지표는 고용보다 물가다. 실업률은 Fed가 추정하는 완전고용 범위인 3.5∽4.3%에 들어간 지 오래됐다. 선제성(preemptive)이 통화정책의 생명인 점을 고려해 경기후행 지표인 실업률을 금리 변경의 주잣대로 삼기보다는 참고만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FOMC 멤버의 공통적인 견해다.

8월 물가 지표가 발표됐다. 3개월 이동 평균치로 볼 때 ‘수준(level)’은 목표치 2%를 웃돌고 있지만 ‘변화(change)’는 하향 추세다. 올해 잭슨홀 미팅에서 워시 의장이 물가가 높다는 발언에 따라 금리 변경 시 수준과 변화 중 어떤 것을 중시할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다. 9월 FOMC 회의에서 수준을 중시하면 ‘인상’, 변화를 중시하면 ‘동결’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Fed의 용역으로 이뤄진 에스트렐라와 미시킨 연구에 따르면 금리 변경 효과처럼 순차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통화정책은 수준보다 변화가 더 유용하다고 봤다. 2024년 9월 이후 피봇을 추진해 왔던 것도 수준만 놓고 보면 물가가 목표치를 상회해 금리를 올려야 했다. 하지만 변화로 보면 물가가 집히고 있어 당시 침체를 보인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내렸던 것이다.

수준만을 중시하더라도 어떤 물가 지표를 고려하느냐에 따라 FOMC 희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현재 금리 변경 잣대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을 보면 목표치를 웃돌고 있어 금리를 올려야 한다. 하지만 워시 의장이 주장하고 있는 절사평균 물가로는 목표치에 근접해 금리를 안 몰려도 된다.

목표치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FOMC 회의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친트럼프 멤버는 밴 버냉키 전 의장 시절부터 앵커 역할을 해왔던 2%를 4%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반트럼프 멤버는 2%를 유지해야 한다고 반박한다. 명확히 밝히고 있지 않지만 잭슨홀 미팅 발언 등을 검토해 보면 워시 의장은 후자에 가깝다.

현재 물가 수준은 모두 목표치 2%를 상회하고 있어 반트럼프 멤버와 워시의 견해대로 라면 금리를 울려야 한다. 하지만 반트럼프 멤버의 주장대로 목표치를 4%로 상향 조정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대부분 물가가 4%를 밑돌고 있어 금리를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것도 이 근거에서다.

Fed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분명한 것은 앞으로 열릴 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든 인상하든 만장일치로 결론이 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지역 연준 총재 3명이 금리동결에 반대했던 7월 FOMC 회의 때보다 친트럼프와 반트럼프 멤버 간 분열이 더 심해질 확률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과 워시 의장 간 갈등도 우려된다.

FOMC 멤버 간에 대분열이 나타나면 금리를 올리더라도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은 작아질 수밖에 없다. 금리가 계속해 올라갈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금리가 동결되면 증시는 크게 화답할 확률이 높다.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예상치에 부합하자 주가가 크게 올랐던 것도 이 때문이다.

증시를 비롯한 미국 금융시장에 가장 큰 문제는 트럼프 정부의 ‘재정적자와 포퓰리즘 간 악순환 고리(DPDL·Deficit-Populism Deep Loop)’다. 바이백 등 특단의 대책을 잇달아 동원해도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있는데 중간선거를 겨냥해 유권자당 5000달러씩 배당금을 뿌려서 어떻게 국채 파동이 진정되겠는가. 그 답은 “절대 아니다(absolutely no)”다.



더 우려되는 것은 최후 방안으로 ‘코인 화폐화(coin monetization)’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점이다. 출범 전부터 코인 왕국론을 외친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코인 관련법을 꾸준히 정비해 왔다. 작년 7월 지니어스법에 이어 클레리티법도 마무리한다. 주목되는 것은 코인 중앙은행 격인 스테이블 코인 금융사 연합체 설립의 근거가 되는 새로운 법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이다.

Fed의 폐지안을 담은 ‘프로젝트 2025’에 근거를 두고 있는 이 법이 제정되면 의외로 커다란 파장을 몰고 올 확률이 높다. 설립 이후 세계 중앙은행 역할을 실질적으로 담당해 온 Fed는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적용 범위가 미국, 중동, 유럽 등 광범위 한데다 국제금융상 지위가 상위 30위 이내 대형 금융사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가 코인 관련 3법 정리를 서두르는 것은 국채 파동을 방지하려는 종전의 대책이 티핑 포인트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균형이 깨지는 어느 한순간에 시스템이 뒤바뀌는 극적인 변곡점을 의미하는 이 점이 지나면 전 세계적으로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점을 고려하면 대혼란과 국제 금융 시스템이 일대 전환이 될 확률이 높다.

코인 중앙은행이 설립되면 국채 파동을 막기 위한 새로운 방안을 강구할 수 있다. 트럼프 정부가 가장 기대하는 것은 코인 화폐화 방안이다. 발행된 국채를 Fed가 인수해 주는 ‘부채 화폐화(bond monetization)’와 비유되는 이 방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니어스법에 대한 약간의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

가치가 없는 코인을 달러로 1대 1 태환이 가능해지기 위해 지니어스법에서는 단기 국채를 의무적 담보로 규정해 놓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 거래가 활성화될수록 필요해지는 글로벌 금융사의 담보 설정용 단기 국채를 미국 재무부가 발행해 충당해 그 재원으로 장기국채를 매입하면 국채 파동을 막을 수 있는 것이 코인 화폐화 방안의 기본 구상이다.

외형상으로 종전의 국채 파동 대책이 갖고 있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일단 바이백이 한계를 보이자 후속 대책으로 검토 중인 부채 화폐화 방안에서 우려되는 Fed의 독립성 훼손 문제를 피해 갈 수 있다. 단기 국채 매입용 달러가 풀리는 과정에서 생기는 인플레이션 부담도 줄어든다.

바이백과 비교해서는 단기 국채 금리 상승과 이에 따라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스테이블 코인 거래가 활성화되면 미국 이외 금융사가 필요해지는 단기 국채를 미국 재무부가 충당해 주기 때문에 강제 소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금리 급등 현상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Fed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에 해당하는 본드 트위스트인 바이백과 달리 코인 화폐화 방안은 신규로 발행한 단기 국채를 다른 국가에 전가가 가능한 근린 궁핍화 수단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정부의 돈로주의와도 잘 맞는다. 반발이 변수이긴 하지만 새로운 시료리지(스테이블 코인 발행 차익)가 발생하면 이 재원으로 경제 성장까지 도모할 수 있다.



과연 가능한 일인가? 코인 화폐화 방안은 최근 국채 파동을 낳고 있는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대책이 아니라는 점이다. 재정지출을 줄이는 재정 건전화(fiscal consolidation)를 도모하지 않으면 미봉책에 불과해 상황만 더 악화시킨다. 능력 이상으로 많이 썼으면 고통이 따라야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이 모든 위기의 가장 본질적인 기본 대책이다. 우리는 어떤가?

한상춘 / 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