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당초 예정된 종료 시점인 11월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되어 이르면 다음 달 중순께 종료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의 자사주 매입이 그간 증시 하방 압력에 대해 버팀목 역할을 해온 만큼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부터 20거래일간 자사주 3천980만 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전체 매입 물량 5천328만5천968주의 74.69%다. 누적 매입 금액은 10조3천78억원이다.
SK하이닉스도 지난달 20일부터 22거래일간 자사주 1천415만 주를 사들여 전체 2천407만 주 가운데 58.79%를 매입 완료했다. 누적 매입액은 24조3천900억원이다.
양사의 자사주 누적 매입액은 총 34조6천978억원에 달한다.
당초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을 11월 21일까지, SK하이닉스는 11월 19일까지 예정했다. 그러나 지금 같은 속도라면 다음 달 중순께 종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하루 평균 약 200만 주를 매입 중이다. 남은 물량이 1천348만5천968주인 점을 고려하면 약 6∼7거래일 내 종료할 것으로 추산된다.
SK하이닉스의 하루 평균 매입량은 약 65만 주다. 남은 기간 같은 규모를 사들인다면 남은 물량 992만 주를 약 15∼16거래일 내 매입을 완료할 수 있다.
추석 연휴와 개천절 대체 휴일 및 한글날을 고려해도 다음 달 중순께면 양사의 자사주 매입이 종료된다.
국내 증시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금리 등 비우호적 매크로 변수와 주요국의 잇따른 정책 금리 인상, AI 속도 조절론 등 악재에 휘청이는 와중에도 양사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버팀목이 되어줬다.
한동안 하루가 멀다고 발동됐던 사이드카 조치는 지난달 20일 발동된 이후 코스피 시장에서 없었다.
금융 당국의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규제 영향이 크긴 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지수의 급격한 하락을 방어해 준 측면이 있다.
두 대형 반도체주의 자사주 매입은 이들 종목 주가 등락에만 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다. 코스피 내 합산 비중이 50%를 넘는 만큼 지수 움직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 환원 확대가 주가 하방을 보완하는 요인으로 판단한다"며 특히 비금융 종목의 자사주 매입은 "시장 하락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와 낮은 하방 베타를 보였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자사주 매입 종료 후의 코스피를 우려한다. 최근 지수가 박스권에 갇히고 거래도 급감해 코스피 시장에서 자사주 매입에 따른 기타법인 외에 뚜렷한 수급 주체를 찾아보기 어려워서다.
외국인을 기대해볼 수 있지만, 이들이 신흥국이나 주식 같은 위험 자산에 투자를 늘리기에 아직 매크로 환경이 녹록지 않다.
국제 유가 브렌트유는 여전히 100달러 선을 상회하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에 육박하고 있다. 환율도 최근 다시 반등하기 시작해 달러당 1,385원을 넘어섰다.
다만 다음 달부터 상장사의 3분기 어닝 시즌이 시작하는 점은 희망적이다. 반도체 등 주요 기업 실적이 견조하면 외국인이 매수에 적극 나설 수 있다.
반도체 업계의 '풍향계'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실적 발표가 추석 연휴 이후 예정돼 있다. 이는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추가 주주 환원책에도 관심이 몰린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3분기 약 30조원의 현금 배당이 예정돼 있고 SK하이닉스도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이어 추가 주주 환원 정책 공개를 예고했다"며 "10월 초 삼성전자 잠정 실적을 대비할 때"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