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로 쪼개진 삼성전자 노조…내부 갈등 '점입가경'

입력 2026-09-20 11:51
수정 2026-09-20 12:32
동행노조, 위원장 직무대행의 징계 논란…집행부 내부 갈등 초기업노조, 위원장 개인 회계부정 의혹…DX 배제 과정서 잡음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과 가전·스마트폰·TV 등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을 중심으로 사실상 양분된 가운데 두 노조 모두 집행부 내홍과 상호 비방 등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DX 부문을 중심으로 한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이하 동행노조)은 지난 18일 전국 지부장의 업무를 중지하고 사무국장과 일부 대의원에게 해임·제명의 징계 처분 예정 통지를 내렸다.

이들은 앞서 지난 17일 위원장 직무대행의 조합 운영과 관련해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한 상태다.

노조 규약상 징계 처분은 운영위원회를 통해 결정돼야 하는 사안임에도 이번 징계 처분이 해당 절차 없이 위원장 권한대행과 일부 집행부원들의 주도하에 강행돼 내부에선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징계 처분 예정 통지를 받은 이들은 위원장 권한대행에 대해 가처분 신청 등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동행노조는 내부 갈등과 별개로 지난 18일부터 이재용 회장 자택 앞에서 무기한 릴레이 농성에도 돌입했다.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DX 부문 직원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이들은 이 회장과 직접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동행노조는 내년 임금단체협상에서 DS 부문과의 공동교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DS 부문 중심의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이하 초기업노조)는 최근 DS 부문 중심으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내년 임금협상에서 DX 부문과 분리교섭해 DS 부문의 목소리만을 대변하겠다고 밝혔다.

초기업노조 내부에서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최근 ▲ 이송이 초기업노조 부위원장 불신임 ▲ 이원일 초기업노조 광주지회장 불신임 ▲ DS 부문 소속 근로자만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규약 개정에 대한 투표를 진행하고 이를 가결했다.

이 부위원장과 이 광주지회장은 DX 부문 소속 집행부다. 초기업노조는 두 사람이 최승호 위원장의 장인회사 업체 계약 의혹을 외부에 제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위원장을 둘러싸고는 노조 집행비 결제로 발생한 마일리지·포인트 혜택을 개인적으로 소유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노조 회계를 담당했던 이 부위원장은 이 사안을 수사기관에 의뢰할 예정이다.

최 위원장을 포함한 초기업노조 관계자들의 이른바 '노조 블랙리스트' 사건을 두고 양측의 탄원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최 위원장에 대한 선처 탄원 서명을 받고 있으며, 동행노조는 1만5천명 이상의 엄벌 탄원서를 확보했다.

두 노조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상대 노조를 향한 폭언과 비방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한편 지난 18일 기준 전체 가입자 수는 초기업노조가 5만3천여명, 동행노조가 3만900여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