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유가 부담 완화에 반도체 강세…원전·암호화폐주도 상승-[美증시 특징주]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반도체와 메모리 관련주가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였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이후 5%까지 올랐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다시 내려왔고, 국제유가도 하락하면서 기술주를 짓눌렀던 금리와 물가 부담이 다소 완화됐다.
AI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신호도 관련주에 힘을 보탰다. 네비우스가 오는 10월 1일부터 엔비디아의 주요 그래픽처리장치(GPU) 임대료를 20% 올리기로 한 것이다. 가격 인상 대상에는 최신 GPU뿐 아니라 출시된 지 오래된 모델도 포함됐다.
오래된 GPU도 가격을 올릴 수 있을 만큼 수요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반도체와 메모리 관련주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암, 데이터센터용 CPU 공급 자신감
반도체 업종 안에서는 기업별 호재도 이어졌다. 암 홀딩스 (ARM)는 최고경영자가 자체 개발한 데이터센터용 ‘AGI CPU’를 충분히 생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상승했다.
해당 칩을 구매하겠다는 고객들의 수요는 이미 20억 달러를 넘어섰다. 그동안 시장이 우려했던 부분은 주문 부족이 아니라, 암이 고객들이 원하는 만큼의 물량을 실제로 생산할 수 있느냐는 점이었다.
그러나 최고경영자가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생산 능력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다. 현재 들어온 수요가 실제 매출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면서 주가는 8.57% 상승했다.
마벨 테크놀로지 (MRVL)는 데이터센터용 광통신 반도체 생산을 늘리기 위해 글로벌파운드리 (GFS)와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생산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두 회사의 주가도 4.8% 6.5% 나란히 상승세를 보였다.
데이터센터 전력비 부담 법안에 원전주 강세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 관련주도 강한 흐름을 보였다. 미국 하원이 데이터센터 때문에 발전소나 송전망을 추가로 건설해야 할 경우, 그 비용을 일반 가정이 아닌 데이터센터가 부담하도록 하는 ‘전기요금 납부자 보호법’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킨 영향이다.
앞으로 데이터센터가 관련 비용을 더 많이 부담하게 되면 기존 전력망에만 의존하기보다 자체적인 전력 공급원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커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소형모듈원자로 업체들에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원전업체 홀텍이 시장 상황을 이유로 기업공개를 연기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새로운 원전업체가 증시에 들어오지 않게 되면서, 원전산업에 투자하려는 자금이 이미 상장된 업체들로 몰릴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 것이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와 홀텍의 기업공개 연기가 함께 부각되면서 관련주가 상승했다.
SEC 규제 면제에 암호화폐 관련주 상승
암호화폐와 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토큰화 주식을 거래하는 플랫폼에 대해 일부 증권거래소 규제를 5년 동안 면제해주는 ‘혁신 면제’ 조치를 발표한 영향이다.
토큰화 주식은 일반 주식을 블록체인에서 사고팔 수 있도록 디지털 토큰 형태로 만든 것이다. 이번 조치에 따라 일정 요건을 갖춘 플랫폼은 기존 증권거래소에 적용되던 일부 규제를 면제받으면서, 배당이나 의결권 등 실제 주식과 같은 권리를 가진 토큰화 주식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토큰화 주식 거래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되면서 암호화폐 관련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코어위브, 대규모 자금 조달 부담에 하락
네오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 (CRWV)는 30억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최대 3천500만 주의 주식을 발행·매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코어위브는 앞으로 필요한 시점에 자금을 보다 쉽게 마련하고 신용도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코어위브의 대규모 자금 조달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AI 컴퓨팅 용량을 늘리려면 데이터센터를 계속 건설해야 하고, 이 과정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에도 큰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이 나오면서 시장에서는 재무 부담과 주식 가치 희석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에 주가는 4.16% 하락했다.
제네락, 아마존 데이터센터에 발전기 공급
미국 전력장비 업체 제네락 홀딩스 (GNRC)는 아마존 데이터센터에 발전기를 장기간 공급하기로 했다.
2027년과 2028년에 공급할 물량만 2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12억 달러 규모로, 제네락의 지난해 전체 매출이 42억 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비중이다.
이번 계약에는 아마존 자회사가 제네락 주식을 주당 약 201달러에 최대 169만 주까지 살 수 있는 권리도 포함됐다.
캐너코드는 이번 계약이 제네락이 데이터센터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목표주가도 기존 275달러에서 375달러로 크게 높였다. 대규모 공급계약과 증권사의 긍정적인 평가에 제네락 주가는 18.34% 상승 마감했다.
템퍼스 AI, 검사 매출 확대 기대
AI 기반 진단업체 템퍼스 AI (TEM)는 모건스탠리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앞으로 매출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밝힌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형암 검사 ‘xT’는 가격이 조정되면서 내년 매출이 최대 1억 달러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액체생검 ‘xF’도 미국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고 보험까지 적용되면 연간 최대 3억 달러의 매출이 추가될 수 있다고 밝혔다.
데이터 라이선싱 사업도 지난 분기 36% 성장했다. 앞으로 새롭게 발생할 수 있는 매출 규모가 큰 데다 기존 사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템퍼스 AI 주가는 14.85% 상승세를 이어갔다.
루시드, 유럽에 자율주행 택시 공급
전기차업체 루시드 그룹 (LCID)은 유럽 차량 호출업체 볼트와 손잡고 최소 2만5천 대의 자율주행 택시를 유럽에 공급하기로 했다.
그동안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했던 문제도 해소됐다. 루시드 최고경영자는 블룸버그에 구조조정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와 진행해 온 작업이 끝났다고 밝혔다.
앞서 두 회사가 함께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장에서는 루시드가 파산보호를 신청하거나 회사를 비상장으로 전환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루시드가 이를 부인했지만 투자자들의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알릭스파트너스와의 작업이 완전히 끝났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관련 불안도 완화됐다. 자율주행 택시 공급계약과 불확실성 해소가 함께 부각되면서 주가는 5.94% 상승했다.
플루언스 에너지, 실적 전망 대폭 하향
에너지저장장치 업체 플루언스 에너지 (FLNC)는 미국 내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올해 실적 전망을 낮췄다. 공급망 문제가 생산과 실적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올해 매출 전망은 기존 약 30억 달러에서 24억 달러로 낮췄다. 손실 전망은 더욱 나빠졌다. 조정 상각전영업이익 기준으로 기존에는 약 1천만 달러의 손실을 예상했지만, 이번에는 손실 규모가 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트루이스트도 목표주가를 16달러에서 10달러로 낮췄다. 기존에도 플루언스 에너지가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있었는데, 이번 실적 전망 하향으로 관련 우려가 더욱 커졌다고 평가했다.
실적 전망 하향과 증권사의 목표주가 인하가 겹치면서 플루언스 에너지 주가는 15.36% 하락 마감했다.
GM, 패트리엇 미사일 부품 공급
제너럴 모터스 (GM)는 록히드 마틴과 협력 계약을 체결한 지 불과 22일 만에 패트리엇 미사일에 들어가는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GM은 록히드 마틴의 다른 미사일 제품에도 부품을 공급하기 위해 현재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록히드 마틴과의 방산 협력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되면서 GM 주가는 2.76% 상승 마감했다.
오은비 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