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뉴욕증시에서는 급등한 연료비가 운송·물류업종을 압박한 가운데, 최근 낙폭이 컸던 인공지능 인프라 관련주에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고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일부 종목들은 상승폭을 반납하기도했다.
경유 가격 급등에 운송·물류업계 수익성 우려
운송과 물류업종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미국 운송업체 J.B 헌트 트랜스포트 서비스(JBHT)가 3분기 이익이 2분기보다 5~10%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한 영향이다.
J.B. 헌트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모건스탠리 콘퍼런스에서 최근 크게 오른 유가가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평균 경유 가격은 최근 갤런당 6달러를 넘어설 정도로 급등했다.
운송업체들이 늘어난 연료비를 즉시 고객에게 전가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유류할증료를 부과해 오른 기름값을 운임에 반영하지만, 실제 운임을 조정하기 전까지는 회사가 늘어난 비용을 먼저 떠안아야 한다.
이처럼 연료비 상승이 단기적인 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운송·물류업종 전반에 매도세가 나타났다.
AI 인프라주 반등…금리 인상에 상승 폭은 축소
최근 큰 폭으로 떨어졌던 반도체와 광통신, 서버, 전력 인프라 관련주에는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다.
앞서 AI 업계 주요 인사들이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시장에서는 데이터센터 투자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AI 인프라 관련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이날은 관련 우려가 다소 누그러지면서 낙폭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다시 들어왔다.
다만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고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두자 몇몇 종목들을 중심으로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기도했다.
GE버노바 “가스터빈 생산 물량, 2030년까지 대부분 예약”
GE 버노바(GEV)에는 자체적인 호재도 있었다. 회사 경영진이 모건스탠리 콘퍼런스에서 발전 및 전력설비 수요가 강하고, 이런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실제로 GE버노바의 가스터빈은 2030년까지 생산할 물량이 대부분 예약된 상태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1,760억 달러였던 수주잔고는 2027년 초 2,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전력 수요 증가에 따라 발전·전력설비 사업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GE버노바 주가는 4.79% 상승했다.
허니웰, 데이터센터 사업 20% 넘게 성장
자동화 기업 허니웰 테크놀로지스(HON)는 3분기 초반 사업 흐름이 예상보다 강하다고 밝혔다.
허니웰은 모건스탠리 콘퍼런스에서 분기 첫 두 달 동안 실적 흐름이 양호했다며, 3분기 성장률이 회사가 제시한 4~6% 범위의 상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사업이 20%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장비 역시 앞으로 3년 동안 생산할 물량이 사실상 대부분 판매된 상태다.
공정 자동화 사업의 수주잔고도 25% 증가했다. 회사는 현재의 양호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2027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긍정적인 사업 전망에 허니웰 주가는 2.07%상승 마감했다.
노보 노디스크, 앤트로픽 AI로 신약 개발 속도 높인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VO)는 신약 개발에 AI를 활용하기 위해 앤트로픽과 협력하기로 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앤트로픽의 과학 연구용 AI 플랫폼인 ‘클로드 사이언스’를 도입한다. AI를 활용해 새로운 신약 후보물질을 더 빠르게 찾아내고,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해당 기술은 회사의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번 발표에 앞서 브랜드도 새롭게 정비했다. 기존 ‘노보 노디스크’ 대신 더 짧은 ‘노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법적인 회사명은 유지하지만, 소비자들이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대외적인 브랜드 이름을 단순화한 것이다.
다만 앤트로픽과의 협력 및 브랜드 개편 소식에도 노보 노디스크 주가는 1.93% 하락 마감했다.
익스피디아, 소비자 사업 경쟁력에 의문
모건스탠리는 온라인 여행업체 익스피디아(EXPE)에 대한 분석을 시작하면서 ‘비중축소’ 의견과 목표주가 235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현재 주가보다 낮은 수준이다.
모건스탠리는 익스피디아가 여러 플랫폼을 하나로 통합하고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B2B 사업을 성장시키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직접 이용하는 사업의 경쟁력은 경쟁사보다 약하다고 판단했다.
익스피디아의 2분기 월간 활성 이용자 수 증가율은 0%에 그쳤다. 같은 기간 부킹닷컴은 6%, 에어비앤비는 10% 증가했다.
B2B 예약액은 21% 늘었지만, 이 같은 성장이 익스피디아를 직접 이용하는 고객을 늘리거나 소비자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모건스탠리는 AI 기능을 도입하더라도 고객이 익스피디아를 더 쉽고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만들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부정적인 분석에 익스피디아 주가는 2.08% 하락 마감했다.
드림포스 행사 도중 멈춘 세일즈포스 서비스
세일즈포스(CRM)는 연례행사인 ‘드림포스’를 진행하던 중 대규모 서비스 장애를 겪었다.
미국을 중심으로 일부 고객이 세일즈포스의 클라우드 소프트웨어에 접속하지 못했고, 접속되더라도 서비스 속도가 심하게 느려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드림포스는 세일즈포스가 새로운 제품과 AI 전략을 공개하는 대표 행사다. 그러나 행사 둘째 날에 정작 회사의 핵심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서비스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다.
이후 대부분의 서비스가 복구됐지만, 장애가 남긴 불안감이 주가에 부담을 주면서 세일즈포스는 2% 하락세를 보였다.
코어위브, 수백 개 루빈 GPU 연결한 AI 클러스터 가동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CRWV)는 엔비디아의 ‘베라 루빈 NVL72’ 랙 여러 대를 연결한 대규모 AI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수백 개의 루빈 GPU를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처럼 연결한 시스템으로, 기존보다 큰 AI 모델을 학습하거나 훨씬 많은 연산이 필요한 복잡한 AI 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
코어위브는 이와 함께 ‘교차 리전 쓰기 가속’ 기능도 선보였다. 멀리 떨어진 데이터센터에 데이터를 저장할 때 발생하는 대기시간을 줄여주는 기술이다.
우선 가까운 데이터센터에 데이터를 빠르게 저장한 뒤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데이터 전송을 기다리느라 GPU가 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대규모 AI 연산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에 코어위브 주가는 3% 상승 마감했다.
유니온 퍼시픽, 화물 회복 기대에도 하락세
UBS는 미국 철도회사 유니온 퍼시픽(UNP)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도 310달러에서 339달러로 높였다.
UBS는 화물 수요가 회복하면서 2027년 유니온 퍼시픽의 전체 운송 물량이 3.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트럭 운임이 오르면 비용을 줄이기 위해 트럭 대신 철도로 화물을 운송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이에 트럭과 철도를 함께 이용하는 복합운송 물량은 6~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철강 운송 수요도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철강 재고가 크게 줄어 있는 만큼, 앞으로 기업들이 재고를 다시 채우는 과정에서 철강 운송 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UBS는 운임 환경까지 좋아지면서 유니온 퍼시픽의 2027년 영업이익이 1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주가는 장중 등락을 반복한 끝에 1.08%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오은비 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