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상자산 시장구조법인 클래리티법(CLARITY Act)이 상원 절차 표결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비트코인과 관련주가 일제히 흔들렸다. 연내 통과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미 상원은 15일(현지시간) 클래리티법의 본회의 심의 개시를 위한 절차 표결을 실시했지만 가결 기준인 60표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클래리티법은 비트코인 같은 디지털 상품과 증권형 토큰을 어떻게 구분하고 어느 기관이 감독할지를 정하는 법안이다. 최종 부결은 아닌 만큼 수정 협상과 재상정 가능성은 남아 있으나, 연내 통과는 어렵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클래리티법 좌초, 규제 명확성 감소
시장에서는 클래리티법 좌초로 '규제 명확성 프리미엄'이 줄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비트코인은 이날 표결 전후 약 5% 하락하며 7만5천달러선까지 밀렸고, 이더리움과 솔라나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은 10% 이상 내렸고, 로빈후드와 스트래티지도 약세였다. 법안 통과 시 기관 자금 유입과 사업 확장이 쉬워질 것이라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 매물과 레버리지 청산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국내 디지털자산 제도, 마지막 골든타임
다만, 국내 업계는 이번 사태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클래리티법이 멈추면서 준비 시간을 조금 더 얻었다는 분석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토큰증권·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거래·수탁 인프라를 담은 국내 제도는 아직 출발 단계인 반면,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법적 근거 없이는 사업 추진이 불가능한 국내 규제 환경을 고려할 때 제도 경쟁의 시계를 더 빨리 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제도 정비를 기다리며 사업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네이버와 두나무는 연내 결합을 목표로 사업 구조를 조율 중이며,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결제·토큰증권 유통·미국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디지털엑스, 한국투자증권-코인원도 제도 정비를 대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클래리티법 재협상 여부와 중간선거 이후 정치 지형을 살피면서 미국 변수에서 제도 경쟁력을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 하원이 16일(현지시간) 비트코인 전략 비축 등을 담은 준비금 현대화 법안을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