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잘버는 기업 찾는 개미라면…이익의 '이름'부터 보세요 [B급기자의 B급리포트]

입력 2026-09-19 06:00
"이익이라고 다 같은 이익이 아닙니다"


투자에 앞서 회사가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실적을 열어보면 '이익' 앞에 여러 수식어가 붙는다. 영업이익, 순이익, 주당순이익 같은 복잡한 용어다. 각 기업과 업종에 맞는 핵심 지표를 골라볼 줄 알아야 한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꼭 알아야 할 이익의 여러 이름을 정리해 본다.

● 영업이익: 현대차의 본업 경쟁력

영업이익은 기업이 '본업'을 통해 얼마의 이익을 남겼는지 보여주는 가장 기본이 되는 지표다. 물건을 팔아서을 통해 얻은 매출액에서 원가, 인건비, 마케팅비 등 영업에 들어간 비용을 뺀 금액이다.

현대차를 예로 들어 보자. 현대차가 1년 동안 자동차를 만들어 팔아 100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것이 영업 활동이다. 여기에 철강 가격, 공장 운영비, 인건비 등 영업 비용으로 90조원을 지출했다면 영업이익은 10조원이 된다. 일반적인 기업의 본업 경쟁력을 평가할 때는 1년 전 같은기간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늘었는지를 보면 된다.

● 순이익: 미래에셋이 스페이스X를 만났을 때

순이익은 영업이익에서 한발 더 나아간 지표다. 본업과 무관한 '영업외 손익'까지 모두 합하고 난 뒤 최종적으로 장부에 남는 돈이다.

특정 기업은 영업이익보다 순이익이 훨씬 중요할 때가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의 본업(영업이익)은 주식 거래와 관련돼 있다. 주식 시장이 활성화되면 수수료 수익이 증가해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그런데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거대한 '영업외수익'이 있었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에 일찌감치 투자해 지분을 대거 보유하고 있었다. 최근 스페이스X가 미국 증시에 상장하면서 이 지분의 가치가 크게 뛰었다.

본업에서 나온 영업이익이 제자리 걸음을 하더라도, 투자한 회사가 성공적으로 상장해 장부상 평가이익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 어떻게 될까. 이는 영업외수익으로 잡혀 미래에셋증권의 순이익을 크게 끌어올린다. 투자은행, 지주사, 금융 기업은 보유한 자산의 가치 변화가 반영된 순이익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 지배주주지분 순이익: 카카오 그룹주 투자의 필수 상식



내가 친구와 돈을 50%씩 내서 치킨집을 차렸다고 가정해 보자. 치킨집이 1000만원의 순이익을 냈다면 내가 가져가는 수익은 얼마일까. 내 지분(50%)에 해당하는 500만원이다.

그런데 주식시장의 계산 방식은 다르다. 내가 치킨집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면, 지분과 상관없이 수익 1000만원을 내 가계부에 더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자회사 순이익 전부가 모회사 장부에 합산된 숫자를 '연결순이익'이라고 부른다.

카카오를 보자. 모회사 카카오가 자회사 카카오뱅크 지분을 30% 들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카카오뱅크가 100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지배주주인 카카오 장부에는 카카오뱅크가 번 1000억원이 그대로 더해진다. 이걸 보면 투자자들은 "카카오가 돈을 1000억원이나 더 벌었네"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치킨집의 사례를 떠올려보자. 카카오뱅크가 낸 순이익 1000억원 중 카카오 주주의 '진짜 몫'은 지분 30%에 해당하는 300억원 뿐이다. 나머지 700억원은 카카오뱅크에 직접 투자한 주주들의 몫이다. 남의 몫 700억원이 내 장부에 섞여서 내 회사가 엄청나게 돈을 잘 버는 것처럼 포장된 것이다.

부풀려진 연결순이익에서 남의 몫을 빼고 온전히 모회사 주주에게만 떨어지는 진짜 몫이 '지배주주지분 순이익'이다. 국내 증시에는 모회사와 자회사가 함께 상장돼 있는 경우가 많다. 장부상 연결순이익만 보면 회사가 돈을 잘 번다고 착각할 위험이 크다. 진짜 가치를 측정할 때는 남의 지분을 뺀 지배주주지분 순이익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 감가상각전 영업이익(EBITDA): 적자였던 쿠팡이 당당했던 이유

에비타(EBITDA)는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만들어낸 실제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준다. 이자, 세금, 감가상각비 같은 부가적인 비용을 차감하기 전의 이익이다.

만년 적자 소리를 듣던 쿠팡을 떠올려보자. 초창기 쿠팡은 전국에 물류센터를 짓는 데 수조원을 쏟아부었다. 막대한 투자금은 매년 '감가상각비'라는 비용으로 잡혀 장부상에서 영업이익을 갉아먹었다.

쿠팡이 물건을 팔아 1조원의 이윤을 남겨도 물류센터의 올해치 감가상각비가 1조 5000억원 반영되면 장부상 영업이익은 -5000억원이 된다. 하지만 올해치 감가상각비 1조 5000억원은 과거에 센터를 지을 때 이미 지불한 돈이다. 올해 빠져나간 현금이 아니다.

장부상으로는 영업이익이 적자지만, 감가상각비를 차감하기 전으로 되돌려보면 쿠팡은 돈을 꾸준히 벌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과거 대규모 장치 산업에서 주로 쓰였던 에비타는 최근 쿠팡처럼 초기에 막대한 인프라 투자를 단행한 플랫폼 기업의 기초 체력을 확인할 때 핵심 지표로 쓰인다.



● 주당순이익(EPS): 메리츠 주주들이 열광하는 이유



기업 전체의 이익 규모도 중요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내 주식 1주가 얼마의 이익을 벌어들이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이를 보여주는 지표가 주당순이익(EPS)이다.

메리츠금융지주를 보면 이해가 쉽다. 이 회사는 벌어들인 돈으로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회사가 1년동안 낸 순이익이 1000억원으로 작년과 똑같더라도, 자사주를 불태워 없애는 것이다. 전체 발행 주식이 1000만주 → 800만주로 줄어들면 1주당 순이익(EPS)은 올라간다. 이익은 그대로인데 나누는 주식 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을 계산할 때도 주당순이익이 뼈대가 된다. 자사주 매입·소각이 활발한 기업일수록 EPS 변화를 면밀히 추적해야 한다. 실제 미국 증시에서는 회사 전체의 영업이익보다는 주당순이익을 더 중요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

● 참고 지표: 12개월의 비밀



마지막으로 이익을 볼 때는 과거의 기록인지 미래 전망치인지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 지금 시점에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주가를 논할 때 "PER이 3배다" "엄청 저렴한 가격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현재 번 돈이 아니라 앞으로 벌어들일 돈이 기준이다. 조금 어려운 표현으로 '선행PER'이라고 부른다.

반도체 호황기가 다가오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지금까지 번 돈은 적지만, 향후 1년간 낼 수 있는 이익은 급증하게 된다. 올해 수익을 기준으로 보면 PER이 15배라서 비싼 주가처럼 보여도, 내년의 폭발적인 예상 이익을 반영해서 계산하면 12개월 선행 PER은 3배로 뚝 떨어지게 된다. 극심한 저평가 상태가 되는 것이다.

반대로 슈퍼 사이클의 정점에서는 현재 낸 이익이 사상 최대치라 PER이 매우 낮아도, 내년부터 실적이 꺾일 것으로 예상되면 선행 PER은 급등하게 된다. 호실적이 나와도 주가가 폭락하는 이유다. 밸류에이션의 기준점을 항상 미래에 둬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