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통장 계좌 수는 그대로인데, 잔액만 늘어 잔액이 70조원에 육박한 걸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지난 7월 말 마이너스통장 대출잔액은 69조7,283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63조6,409억원보다 6조874억원(9.6%) 증가했다. 이는 은행이 승인한 대출 한도가 아니라 차주들이 실제로 빌려 쓴 금액이다.
특징적인 것은 계좌 수는 사실상 제자리인데, 계좌당 대출 잔액이 빠르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마이너스통장 계좌 수는 486만9,319개에서 489만3,636개로 2만4,317개(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해 7월 말 잔액은 과거 분기 말 잔액과 비교하면 2021년 말(70조1,814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2021년은 코로나19 충격 직후의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이 불었던 시기다. 이른바 '동학개미'가 증시의 주요 매수 주체로 부상하면서 코스피가 사상 처음 3,000선을 넘어섰던 때다.
최근 마이너스통장 잔액 증가도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저금리에 투자 열풍이 불었던 2021년 말 수준으로 대출 잔액이 늘어난 것인데, 문제는 현재 돈을 빌리는 비용이 2021년 말보다 훨씬 커졌다는 점이다.
은행별 대출 잔액에 가중치를 적용해 계산한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는 2021년 말 연 3.94%에서 올해 7월 말 5.64%로 약 1.70%포인트(p) 높아졌다.
예를 들어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연 3.71%에서 5.16%로, 우리은행은 3.74%에서 5.44%로 각각 상승했다. 카카오뱅크는 4.25%에서 6.42%로 올랐다.
박성훈 의원은 "계좌 수는 그대로인데 대출 잔액만 대폭 늘었다는 것은 가계 급전 의존도가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라며 "민생의 현금 흐름은 악화하는데 대출 숫자만 관리하는 정책으로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