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최고점을 기록한 후 조정을 받는 상황에서 국내 사모펀드가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며 압도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지수가 22% 넘게 빠지는 동안 사모펀드(+25.6%)가 사들인 주요 종목들은 25%가 넘는 평균 수익률을 올려 외국인(-11.8%)과 개인 투자자(-28.6%)를 모두 제쳤다.
수급 주체로 분류되는 사모펀드는 고액 자산가나 49인 이하의 투자자로부터 비공개로 자금을 모아 운용하는 펀드를 의미한다. 국내 전문사모자산운용사(헤지펀드) 및 사모집합투자기구(PEF) 등이 운용하는 액티브 자금이 해당된다.
MSCI 지수 등 특정 벤치마크를 의무적으로 추적해야 하거나 환율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외국인 패시브 자금과 달리, 절대 수익을 목표로 삼아 시장 환경에 따라 종목 교체와 롱숏 전략을 가장 민첩하게 구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 대형주 기반 하방 지지…주도주 이동하는 '민첩한 순환매'
사모펀드가 조정장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거둔 비결로는 포트폴리오의 구조적 체질 변화가 꼽힌다. 과거 중소형주 위주의 단기 매매 패턴에서 벗어나 펀더멘탈이 탄탄한 대형주를 하단에 배치해 하방 안정성을 확보한 뒤 상승 탄력이 붙은 주도주로 자금을 이동시킨 점이 주효했다.
사모펀드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을 살펴보면, 사모펀드가 순매수한 화장품 대장주인 코스맥스(+66.4%)와 한국콜마(+61.1%)가 60% 이상의 고수익을 냈다. SK이노베이션(+49.5%)과 GS건설(+40.3%) 등 우량 대형주도 사들이며 포트폴리오의 하방을 받쳤다.
반면 외국인은 LG이노텍(-51.3%), 현대모비스(-31.1%) 등 경기민감주와 차익실현 물량이 집중된 미래에셋증권(-28.7%) 등을 사들여 손실을 봤다. 개인은 SK하이닉스(-32.9%), 삼성전자(-24.0%), SK스퀘어(-36.2%), 삼성전기(-38.3%) 등 낙폭 과대 대형 반도체주 중심의 저점 매수에 나섰다가 평가손실을 키웠다.
● "거래대금 줄어든 관망장…사모 자금 흐름에 주목"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사모펀드의 수급 향방을 중요한 투자 지표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전체 증시 거래대금이 감축된 관망 장세일수록 펀더멘털 변곡점을 신속히 포착해 집행되는 사모 자금이 주가를 밀어 올리는 영향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사모펀드의 거래대금 비중이 5년 전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며 "사모 자금이 집중적으로 유입되는 펀더멘털 우량주와 순환매 업종을 중심으로 아웃퍼폼(초과 성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