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원유가격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최근 유가가 단기간에 가파르게 오른 만큼 조만간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인버스 상품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모습이다.
10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이날 오전 10시 45분 현재 개인 투자자는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를 418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이는 국내 상장 ETF(상장지수펀드) 가운데 개인 순매수 규모 10위에 해당한다.
해당 ETF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을 기초로 하는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1배로 추종한다. WTI 가격이 떨어지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마찬가지로 WTI 인버스 상품인 '삼성 블룸버그 인버스2X WTI원유선물 ETN B'도 15번째로 많은 288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수량 기준으로 보면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와 삼성블룸버그 인버스2X WTI원유선물 ETN B는 유가증권시장 전체 상장 종목 중 3, 4번째로 많다.
국내 상장 원자재형 ETF는 WTI에 투자하는 상품만 있다.
간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3.29달러(3.36%) 오른 배럴당 101.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월 22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전장보다 3.02달러(3.25%) 오른 배럴당 96.05달러에 마감했다.
WTI는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재개 여파로 지난 1일 배럴당 90.22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7월 23일(92.19달러) 이후 약 1개월여 만에 다시 90달러대에 진입했다. 이후에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유가가 뛰면서 원유 가격 상승에 투자하는 증권상품의 수익률도 크게 올랐다.
지난 1∼9일 '미래에셋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은 22.01% 상승해 전체 ETN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메리츠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하나 S&P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B'는 3, 4번째로 높은 각 21.00%와 19.07% 상승했다.
같은 기간 ETF 상품인 'KODEX WTI원유선물(H)'는 10.31%, 'TIGER 원유선물Enhanced(H)'는 9.82% 각각 올랐다. 전체 ETF 중 상승률 15, 17위다.
그러나 유가 불안정성이 높은 가운데 개미들의 투자심리는 유가의 지속적인 상승보다는 하락을 예측하는 상품에 더 기운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중간선거까지 유가가 높은 수준을 지속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선거가 끝나자마자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중간선거가 끝나자마자 유가는 급락할 것이다. 우리가 그렇게 만들 것이며, 휘발윳값은 갤런당 2달러 아래로 떨어질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