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를 검거하려던 경찰이 몸싸움을 벌이던 중 권총이 떨어지자 강도범이 이를 들고 방아쇠를 당기는 위험천만했던 상황이 벌어졌던 사실이 재판을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권총 방아쇠에 장착된 오발 방지 장치 덕에 사람이 다치지는 않았다.
살인미수와 특수강도미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A씨에게 최근 울산지법 형사11부(박동규 부장판사)는 징역 8년을 선고했다.
A씨는 대낮에 여성을 상대로 강도 행각을 벌였다. 올해 4월 A씨는 한 여성이 주차된 차량 운전석 문을 열고 탑승하자, 곧바로 반대편 조수석 문을 열고 따라 타 흉기를 들이밀며 인적이 드문 곳으로 운전하게 했다.
한 숙박업소 주차장에 이르자 A씨는 여성의 양손과 양다리를 묶으려고 했다. 그러나 여성이 승용차 경적을 여러 번 누르고 소리를 지르는 등 강하게 저항했다. 이에 A씨는 이 여성의 얼굴을 때려 감금하고 금품을 빼앗으려다가 도주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A씨가 타고 달아난 차량에 대해 수배를 내린 끝에 수배 차량 검색 시스템(WASS)에 해당 차량이 포착됐다.
이에 B순경은 사건 다음날 낮 울산 남구 한 공터에서 A씨를 뒤에서 덮쳤고 두 사람은 바닥에 뒹굴며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B 순경 조끼에 부착된 권총집 고정장치가 파손되어 권총이 바닥에 떨어졌다.
이에 A씨는 떨어진 권총을 먼저 잡아 3m 떨어진 B 순경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오발 방지 장치에 방아쇠가 걸리면서 총알이 발사되지는 않았다.
B 순경은 바로 A씨 위로 올라타서 눕힌 다음 권총을 쥔 손목을 잡고 바닥에 눌렀다.
그럼에도 A씨는 격하게 반항하며 권총을 놓지 않았으나, 약 10분 뒤 현장에 도착한 다른 경찰관들이 합세해 완전히 제압됐다.
A씨는 도박 범죄로 실형을 살다가 출소한 후 3개월여 만에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 몸싸움 과정에서 B 순경은 전치 2주 부상을 입었다.
전과가 있었던 A씨는 경찰에 붙잡히면 강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 권총을 손에 쥔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 범행으로 자칫 경찰관이 생명을 잃을 뻔했다"며 "법정에서도 반성하는 태도 없이 자살하려고 권총을 집어 들었다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강도상해, 성범죄, 도로교통법 위반 등 처벌 전력이 다수 있는데도 누범기간 중 또 범행해 준법 의식이 현저히 미약하다"며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