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는 국제유가 급등이 에너지주와 운송주의 흐름을 갈라놨다. 미국과 이란의 교전이 격해지면서 브렌트유가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실적을 발표한 케이시스 제너럴 스토어스와 츄이, 서비스타이탄은 향후 성장에 대한 우려로 하락했다. 반면 클라우드플레어와 마벨 테크놀로지는 인공지능 사업 확대 기대에 상승했고, 리튬아메리카스도 증권사의 투자의견 상향에 강세를 보였다.
유가 급등에 에너지·운송주 희비
국제유가가 오르면 엑슨모빌이나 셰브론처럼 원유를 직접 생산하는 에너지 기업에는 유리하다. 원유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은 당장 크게 달라지지 않는 반면 판매가격은 오르기 때문에 같은 양을 팔더라도 더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운송업체는 기름값이 오르는 만큼 비용 부담이 커진다. 유류할증료나 운임을 인상해 늘어난 비용을 고객에게 넘길 수도 있지만 이를 곧바로 가격에 반영하기는 쉽지 않다. 운임을 지나치게 올리면 물동량 자체가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유가가 빠르게 오를수록 에너지 기업에는 호재가 되지만 운송업체에는 수익성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두 업종의 주가 흐름도 엇갈렸다.
케이시스, 호실적에도 기존 매장 성장 둔화
편의점 체인업체 케이시스 제너럴 스토어스(CASY)는 1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이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문제는 기존 매장의 판매 성장세가 예상보다 크게 둔화했다는 점이다. 동일점포 매출은 3.2% 증가하는 데 그치며 시장 예상치인 4.1%는 물론 지난해 같은 기간의 4.3%보다도 낮았다.
상품별로 보면 식료품과 일반상품 매출은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즉석조리식품과 음료 매출 증가율도 지난해 5.6%에서 이번 분기 4.8%로 낮아졌다.
회사가 연간 전망도 기존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향후 성장에 대한 기대를 높이지 못했고, 주가는 14.24% 하락 마감했다.
츄이, 필수품 외 소비 위축에 매출 부진
반려동물 전문 플랫폼 츄이(CHWY)는 2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고 EPS는 예상에 부합했다.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인 점이 매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물가와 높은 휘발유 가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은 사료나 의약품처럼 꼭 필요한 제품에는 계속 돈을 쓰고 있지만, 간식처럼 필수적이지 않은 제품의 구매는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츄이는 이러한 소비 흐름이 올해 남은 기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는 시장점유율 확대와 최근 인수 효과를 반영해 연간 매출 전망을 높였으며, 새 전망의 중간값도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다만 지난 3월 처음 제시한 전망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소비 둔화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면서 츄이 주가는 10.83% 하락 마감했다.
서비스타이탄, 호실적보다 3분기 전망 부진 부각
클라우드 소프트웨어업체 서비스타이탄(TTAN)은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증가하면서 매출과 EPS가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하지만 회사가 제시한 3분기 매출 전망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실적 발표 이후 월가의 평가는 엇갈렸다. 스티펠은 AI 기반 주력 상품인 ‘맥스’를 사용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서비스타이탄은 최근 맥스의 수수료를 없애고 관련 매출을 이전보다 늦게 인식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스티펠은 이러한 변화가 장기적으로 매출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당장은 400만~500만달러의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트루이스트는 실적 발표 이후 나타난 주가 급락이 과도한 반응이라고 평가했다. 3분기 전망은 아쉬웠지만 맥스와 AI 에이전트가 앞으로 매출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화가 없다고 봤다.
트루이스트는 ‘매수’ 의견을 유지했지만 단기 매출 전망이 낮아진 점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110달러에서 100달러로 하향했다.
결국 시장 예상치를 웃돈 실적보다 3분기 매출 전망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점이 더 크게 부각되면서 서비스타이탄 주가는 29.98% 하락 마감했다.
클라우드플레어, 오픈AI와 AI 보안 서비스 공개
클라우드 보안업체 클라우드플레어(NET)는 오픈AI와 손잡고 새로운 AI 보안 서비스를 공개했다.
이번 서비스는 오픈AI의 사이버보안 AI 모델과 클라우드플레어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했다. 사람이 미처 보안 문제를 발견하기 전에 AI가 위험한 취약점을 먼저 찾아내고 공격을 차단한 뒤, 문제가 있는 코드까지 수정하는 방식이다.
현재 해당 서비스는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우선 제공되고 있다. 오픈AI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AI 보안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클라우드플레어 주가는 10.51% 상승 마감했다.
마벨, 2028회계연도 매출 전망 180억달러로 상향
마벨 테크놀로지(MRVL)는 앞으로의 매출 전망을 대폭 높였다.
맷 머피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출연해 2027회계연도 매출이 약 120억달러, 2028회계연도에는 약 180억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존 전망은 각각 100억달러와 135억달러였다. 이와 비교하면 회사가 앞으로 2년 동안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하는 매출 규모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머피 CEO는 빅테크 고객사와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지고 있고,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마벨의 다양한 제품을 찾는 고객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데이터센터 수요에 힘입어 장기 성장 전망까지 높아지면서 마벨 주가는 4.26% 상승 마감했다.
리튬아메리카스, 공급 부족·태커 패스 기대에 투자의견 상향
JP모간은 광산업체 리튬아메리카스(LAC)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높이고 목표주가 6달러를 제시했다.
JP모간은 앞으로 리튬 가격이 기존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새로운 광산 개발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데다 기존 광산들도 생산량을 다시 늘리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2020년대 말까지 공급 부족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네바다주에서 추진 중인 리튬 채굴·가공 사업인 ‘태커 패스’가 계획대로 진행될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리튬 가격과 태커 패스 사업에 대한 기대가 함께 높아지면서 리튬아메리카스 주가는 6.33% 상승 마감했다.
타이라, 방광암 치료제 임상 결과 기대 이하
바이오기업 타이라 바이오사이언시스(TYRA)는 방광암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 2상 결과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타이라가 개발하는 후보물질은 약물을 방광에 직접 넣는 기존 치료 방식과 달리 알약으로 복용하는 치료제다. 그동안 먹는 약으로는 방광까지 충분한 양의 약물이 전달되지 않아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존스 트레이딩은 이번 결과가 치료제 개발을 중단할 정도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회사는 앞으로 투여 용량을 70㎎으로 높여 추가 시험에 나설 예정이다.
타이라 측은 개발에 성공하면 하루 한 번 복용하는 최초의 경구용 방광암 치료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임상 결과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주가는 17.66% 하락 마감했다.
오은비 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