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폐 속 신사임당·율곡 이이 그린 이종상 화백 별세

입력 2026-09-09 08:42


5천원권의 율곡 이이와 5만원권의 신사임당 영정을 그린 일랑(一浪) 이종상 화백이 8일 별세했다. 향년 88세.

1938년 충남 예산 출생인 고인은 대전고 미술부를 거쳐 서울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1961년 제10회 대한민국 미술 전람회(국전)에서 대장간을 소재로 한 '장'(匠)을 출품해 특선을 수상, 최연소 국전 추천 작가로 주목 받았다.

그는 현대 진경, 고구려 고분벽화 등을 탐색하며 한국 채색화를 깊이 탐구했다.

1975년 미국 텍사스에서 첫 초대 개인전을 열고 1997년에는 프랑스 외무성 초청을 받아 루브르 박물관 카루젤 샤를 5세 홀 성벽을 이용한 71.3m 벽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현지에서 호평받으며 영구 설치 제안도 받았다.

화폐 영정 작가로 유명한 고인은 생전 11점의 국가표준영정과 여러 역사 기록화를 남겼다. 5천원권에 담긴 율곡 이이의 영정을 그렸고 2008년에는 5만원권 화폐 영정 신사임당을 제작했다.

고인은 서울대 미대 교수를 거쳐 서울대 미술관장을 역임했다. 1977년부터 독도 그림을 꾸준히 그리며 '독도문화심기운동 본부장'을 맡았다.

고인에 대해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원로작가 디지털 아카이브는 "한국미술의 자생성을 평생의 화두로 삼아 우리 미술의 정체성 탐구와 한국화의 현대화에 선구적 활약을 펼친 작가"라고 평했다.

빈소는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1일 오전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