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이라더니..."300만원 쯤이야" 불티나는 VVIP 카드

입력 2026-09-08 17:27
수정 2026-09-08 18:02
프리미엄카드 경쟁
<앵커>

연회비만 최고 700만 원에 달하고, 카드사의 초청을 받거나 심사 위원들의 만장일치 동의 등 까다로운 조건을 거쳐야 받을 수 있는 VVIP 카드 경쟁이 치열합니다.

부동산과 반도체 호황 등으로 고액 자산가가 늘어난 상황에서, 카드사들은 앞다퉈 초고가 카드를 내놓고 있는데요.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다른 금융 계열사의 자산관리 서비스와 연계해 시너지 효과까지 노리는 모습입니다.

박승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NH농협카드의 VVIP 카드가 출시 한 달이 안 돼 100장 넘게 발급됐습니다.

연회비만 300만 원. 단지 카드를 신청한다고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 농협 최상위 등급이거나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하는 등 발급 조건도 까다롭습니다.

주요 혜택인 호텔이나 골프, 레스토랑 이용을 위해서는 최근 2년간 2천만 원 이상의 금액을 써야해 유지 문턱도 높습니다.

이런 조건에도 불구하고 가입자 증가 속도가 가파른데, 코스피 반짝 호황과 부동산 급등, 반도체 대기업 중심의 성과급 잔치 등에 고액 자산가가 늘어난 것이 배경으로 꼽힙니다.

고액 자산가들을 타깃으로 한 카드사들의 경쟁도 가열되고 있습니다.

일찌감치 현대카드는 지난 2005년 당시 연회비 100만 원에 9,999명만 받을 수 있는 카드로 국내 VVIP 카드 시장 개척에 나선 바 있습니다.

'대한민국 상위 0.05%'를 겨냥한 시도로 시장성에 대한 의문이 있었지만 연회비 700만 원 카드까지 나왔고,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등도 참전하며 업계 전반으로 확산했습니다.

카드사들 입장에서 VVIP 카드는 당장 안정적인 연회비 수익 기반으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매년 최고치를 다시 쓰고 있는 카드사들의 연회비 수익은 지난해 1조 5천억 원이 넘은 걸로 파악됩니다.

프리미엄카드 이용자들이 애초에 높은 소비력을 갖춘 데다 각종 혜택을 위해 카드 사용액을 늘리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무엇보다 VVIP 이용자를 은행이나 증권의 세무·부동산 컨설팅 등 자산관리로 연계해 시너지를 꾀하겠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간 카드사들의 주된 수입원이었던 가맹점 수수료율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프리미엄 카드를 활용해 연회비 수익 확보로 활로를 찾는 모습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