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건강보험료율이 올해와 같은 7.19%로 동결된다.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이 안정적인 데다 반도체 산업 호황에 따른 보험료 수입 증가가 기대된다는 점 등을 고려했지만, 보건의료계 노조와 의료계는 향후 재정 악화를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8일 건강보험 정책 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2027년도 건강보험료율을 7.19%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건강보험료율은 올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지역가입자의 재산보험료부과점수당 금액 역시 올해와 동일한 211.5원으로 정했다.
앞서 건강보험료율은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으로 7.09%로 동결된 후, 올해 3년 만에 1.48% 인상된 바 있다.
그동안 각계에서는 가계 부담을 고려해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는 의견과 재정 건전성과 보장성 유지를 위해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엇갈려 왔다. 특히 정부가 건강보험 법정 국고지원 의무인 20%를 이행하지 않은 채 보험료까지 동결하면 건강보험 보장성이 약화하고 국민 의료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복지부는 건강보험료율을 동결하는 배경으로 현재 건강보험 재정과 보험료 수입 증가 기대 등을 들었다.
복지부는 "최근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건강보험 보장 혁신방안 등 추진에 따른 지출 소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건강보험 재정이 최근 5년 간 당기수지 흑자, 준비금 3.5개월분 보유 등으로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점, 내년도 정부 지원 1조1천억원 증액, 반도체 산업 호황에 따른 보험료 수입 증가 기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보건의료계 노조와 의료계에서는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와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건강보험심사평가원노동조합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건보료율 동결을 규탄하고, 건보 보장성 강화를 위한 재정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반복되는 건강보험료 동결이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의협은 "국가의 재정 책임을 충분히 이행하지 않은 채 보험료 동결을 추진한다면 건보 재정의 안정성은 확보되기 어렵다"며 "단기 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동결이 아닌 건보의 지속가능성과 국민 건강권을 함께 고려한 책임 있는 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