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장기전세 퇴거자 10명 중 7명 '내 집 마련' 했다

입력 2026-09-08 10:30


서울시가 내년부터 20년 만기를 맞는 장기전세주택 약 9,300가구를 회수해 청년·신혼부부 등 새로운 무주택자에게 재공급한다.

서울시는 8일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시장과 장기전세주택 입주민·퇴거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의 주거사다리 희망토크’를 열고 장기전세주택 운영 성과와 향후 공급 계획을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2007년 장기전세주택 도입 이후 현재까지 3만8296호가 공급됐다. 내년부터 2031년까지 20년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은 약 9300호다. 서울시는 이들 주택을 계약 연장이나 분양전환 없이 회수한 뒤 장기전세주택이나 장기전세주택Ⅱ ‘미리내집’ 등으로 다시 공급할 계획이다. 내년 만기 물량은 310호다.

장기전세주택은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상당수가 만기를 채우기 전에 집을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2026년 9월 기준 만기 전 퇴거 가구는 1만5529가구로 누적 공급량의 34%에 달했다. 이 가운데 82.4%는 자가 구입이나 민간 전세 이주 등을 이유로 입주자가 자발적으로 퇴거했다.

퇴거자 가운데 내 집 마련에 성공한 비율도 높았다. 2022년 SH공사 패널조사에서 2016~2021년 장기전세주택을 퇴거한 1708가구 중 72%가 자가에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공공임대주택 퇴거자의 자가 거주 비율(60%)보다 12%포인트 높았다.

장기전세주택의 평균 거주기간은 7년6개월이었다. 2022년 조사에서는 입주 가구의 69.9%가 매월 평균 62만5000원을 저축하고 있었고, 청약통장 보유율은 83.7%였다. 안정적인 주거를 확보한 뒤 저축과 청약을 통해 주거 상향을 준비한 가구가 적지 않았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주거비 절감 효과도 컸다. 올해 장기전세주택 평균 보증금은 2억9300만원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 7억1178만원(KB부동산·8월)의 약 41% 수준이다. 서울시는 현재 거주 중인 장기전세주택의 보증금과 인근 전세 시세 차이를 약 10조원으로 추산했다.

서울시는 20년 만기 이후 퇴거 원칙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최초 입주자 모집공고와 임대차계약 때부터 최장 20년 거주와 분양전환 불가를 명시해왔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만기 가구 가운데 소득·자산 등 요건을 충족하면 영구·국민임대 등 다른 공공임대주택으로 연계하고 이주 상담과 금융지원 정보도 제공할 예정이다.

시민들의 만기 퇴거에 대한 공감대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지난달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장기전세 공급 확대에 78.3%가 찬성했다. 20년 만기 후 퇴거에는 73.9%가 동의했고, 현행 20년 거주기간이 적정하다는 응답은 53.2%였다.

서울시는 장기전세주택의 후속 공급에도 속도를 낸다. 2030년까지 미리내집 1만7500호를 추가 공급하고,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등을 통해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을 추진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기전세주택은 주거 걱정을 덜고 자산을 모아 내 집 마련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라며 “내 집을 마련해 비워진 주택이 다음 무주택 시민의 기회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