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등에 출연해 중증자폐 아들을 홀로 키워온 사연을 전했던 전경철 작가가 세상을 떠났다.
정유진 발달장애지원전문가포럼 대표는 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2026년 9월5일 토요일 밤 7시56분 전경철 피터팬 아빠가 먼 길을 떠났다"며 전경철 작가의 부고를 전했다.
정 대표는 "장례는 평소 뜻에 따라 무빈소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고 알리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고인은 지난달 12일 방송된 '유퀴즈'에서 올해 27살이지만 두 살 정도의 연령에 머물러있는 아들 제원씨를 남겨두고 떠나야 하는 사연을 전했다. 아들을 '피터팬'이라 부른 고인은 지난해 4월 간암 말기 진단을 받았고 아들부터 걱정했다.
남은 시간이 6개월에 불과하다는 의사의 말에 치료를 미룬 채 아들과 같은 성인 중증 자폐성 장애인을 받아줄 곳을 찾아다녔다. 1000여곳을 찾았지만 거절이 이어졌다. 결국 고인은 의사를 다시 찾아가 "내가 잘못 생각했다. 조금만 더 살려달라"며 항암치료를 받겠다고 했다. 아들이 혼자 살아갈 기반을 마련할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
고인의 이야기는 지난 3월 MBC '실화탐사대'를 통해 널리 알려졌고 시민들의 응원과 후원이 이어졌다. 당시 방송에서 고인은 아들을 향해 "아빠라는 존재를 잊고 행복하게 살라고 말하고 싶지만, 솔직히 완전히 잊히기는 원치 않는다"며 "나를 따뜻하게 아들을 바라봐 주던 늙은 남자가 있었다 정도의 희미한 그리움으로 기억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남기기도 했다.
고인이 브런치에 연재한 회고록 '안녕, 피터팬'에도 수많은 응원과 후원금이 모였고 회고록은 책으로 출간됐다.
덕분에 아들의 거처도 마침내 마련돼 현재 24시간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시설에서 지내며 아버지와 떨어진 생활에 적응하고 있었다.
고인은 저서 인세와 관련 수익을 피터팬 재단 설립 기금으로 기부해 24시간 돌봄 공동체 설립을 추진했다. 아들뿐 아니라 중증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이 자녀의 앞날을 걱정하며 세상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이름은 '네버랜드'다.
고인은 '유퀴즈'에서 "저와 제 아들만큼, 그보다 더 힘든 사람들이 많다"며 "저처럼 힘들지는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