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연방검찰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기원 논란과 관련해 앤서니 파우치 전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과 노벨상 수상자까지 들여다봐 온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관련 수사를 잘 아는 전·현직 당국자들과 자체 입수 문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FBI 요원과 연방검찰은 파우치 전 소장 등 최소 8명의 과학자를 상대로 증거를 수집해 왔으며, 이들의 전화 기록과 이메일, 연구비 지원 및 금전 지급 기록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사가 현재 어떤 증거를 확보했는지, 어느 단계에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NYT는 전했다.
이번 수사는 애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 연구소에서 유출됐는지를 살펴보던 FBI 조사에서 범위가 크게 확대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 당시에는 우한 연구소 기원 여부에 조사가 주로 맞춰져 있었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수사기관들이 새로운 인물들을 대상에 포함하며 조사를 강화했다고 NYT는 전했다. 수사기관들은 일부 과학자가 코로나19의 연구소 기원 가능성을 축소하는 데 관여했는지 등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미 정부 방역 대응을 주도했던 파우치 전 소장은 이 논쟁의 한가운데 서 왔다. 공화당 측은 미 국립보건원(NIH) 자금이 중국 우한의 바이러스 연구에 흘러 들어갔고, 파우치 전 소장이 이를 축소하거나 부인하는 과정에서 의회에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이에 대해 파우치 전 소장 측은 의회에서 사실대로 증언했다며 의혹을 부인해 왔다.
수사 대상은 다른 과학자들로도 이어지고 있다. NYT가 확인한 2025년 9월 문건에는 199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로버츠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로버츠는 2020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우한 연구소와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 공동 연구를 진행해 온 미국 비영리 연구기관 에코헬스 얼라이언스에 대한 연구비 지원을 취소하자, 이를 규탄하는 서한을 조직한 인물이다.
한편 파우치 전 소장의 전직 고문이었던 데이비드 모렌스는 정부 이메일을 개인 계정으로 돌려 연방 기록을 은폐한 혐의 등에 대해 지난달 유죄를 인정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메릴랜드 연방검찰은 파우치 전 소장이 개인 계정으로 특정 연구자들에게 보낸 이메일, 연방 연구비 지원 대상자를 위한 개입 및 대가 수수 여부와 관련한 자료도 함께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