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0원→1350원' 환율 폭락하더니…증시 웃는자가 달라졌다

입력 2026-09-06 09:34
수정 2026-09-06 12:01
원·달러 1,350.4원…증권가 "1,300원대 초반까지 열려있다" 씨티, 환율 부담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목표주가 하향


원·달러 환율이 가파른 내림세를 이어가면서 업종별 희비가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일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8.9원 내린 1,350.4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말 주간거래 종가(1,549.4원)와 비교하면 13% 급락한 수치다. 연초 1,400원대 중반에서 출발한 환율은 6월 초 장중 1,560원을 넘어서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지만, 7월 들어 급락세로 돌아서 이달 4일에는 한때 1년 2개월 만에 1,340원대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증권가는 환율이 당분간 1,300원대 초반까지 더 내려갈 수 있다고 본다. NH투자증권 권아민 연구원은 "예상보다 강한 기업발 달러 공급을 감안하면 단기 하단은 기존 전망보다 낮은 1,300원대 초반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4분기 평균 환율을 1,380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환율 하락 국면에서는 원자재 수입 비중이 크거나 달러 부채가 많은 업종이 주목받는다. 항공주가 대표적이다. 올해 국제유가 상승으로 유류비 부담이 커졌지만, 원·달러 환율이 내리면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유의 원화 환산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런 기대를 반영하듯 대한항공 등이 포함된 KRX운송지수는 3분기 들어 13.8% 올라 KRX 업종별 지수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대한항공이 9.6%, 아시아나항공이 9.9% 각각 급등했다.

철광석·원료탄 등 핵심 원료 대부분을 달러로 결제하는 철강업체들에도 원화 강세는 반가운 소식이다. 현대제철 등이 포함된 KRX철강지수는 3분기 들어 11.7% 뛰었다. 수입 곡물·원재료 비중이 높은 음식료 업종, 에너지 수입 비용이 줄어드는 한국가스공사·한국전력 등 전기·가스 업종도 수혜주 대열에 올랐다.

NH투자증권 김규진 연구원은 "운송, 에너지, 유틸리티는 원화 절상에 따른 이익 향상 효과를 가장 크게 받으며 원화 표시 세전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대표 수출업종인 자동차주는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 해외에서 달러로 벌어들인 매출을 원화로 환산할 때 금액이 줄어 실적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 등으로 구성된 KRX 자동차지수는 3분기 들어 10.2% 급락했다.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주도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무라증권은 "국내 메모리 기업들은 결제 대금을 달러로 받지만, 비용의 상당 부분(매출의 약 20%)이 원화로 지출되는 구조"라며 "원화 가치가 10% 상승하면 영업이익이 약 12% 감소하는 단기 실적 부담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씨티그룹은 환율 부담을 반영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각각 43만원, 300만원으로 낮췄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예상 영업이익 추정치는 기존 115조5,000억원에서 104조1,000억원으로 10%,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기존 76조7,000억원에서 74조원으로 3% 각각 하향 조정했다.

하나은행 서정훈 연구원은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가 지속되면서 국채 금리 불안 문제가 재차 부각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될 경우 원화 환율의 상방 리스크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