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악몽 재연되나" 번지는 공포…개미들이 떨고 있다

입력 2026-09-04 22:00
엔화 강세 배경에 일본은행 금리 인상 속도전 글로벌 금융시장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 원화·위험자산 영향 및 시장 대응력 주목


일본 엔화 가치가 이틀 만에 달러당 155엔대에 진입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4일 한국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달러당 155.3~156.4엔에 거래됐다.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도 장중 한때 155.3엔까지 올랐다. 지난 1일 밤까지 160엔대 초반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사흘 사이 가파르게 오른 셈이다.

이런 흐름의 배경에는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속도전이 있다. 이달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 가운데, 일본은행이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연 1.25%로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2월 추가 인상 관측도 나온다.

엔화가 강세를 보이자 원화도 보조를 맞췄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350.4원(8.9원↓)에 거래됐다. 장중에는 1,349.5원까지 내려가며 작년 7월 1일(1,348.5원) 이후 처음으로 1,340원대에 진입했다. 최근 고점이었던 7월 1일(1,559.2원)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209원이 빠졌다.

최근 시장 참가자들은 스스로 엔화 매도 포지션을 청산하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엔화 가치가 오를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시장에 확산하자, 엔화 약세에 베팅하는 투기 세력이 '선물 쇼트 포지션'을 청산하고 엔화를 사는 '쇼트 스퀴즈'까지 나타나고 있다.

엔화 가치가 앞으로 더 오를 여지가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1년간 엔화는 미·일 금리 차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명한 약세를 보였는데, 금리 차와 환율 간 괴리가 벌어진 상황에서 투기적 엔화 선물 매도가 청산되면 되돌림 폭 역시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2024년과 같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쇼크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뒤따른다.

'엔 캐리 포지션 청산' 당시 위험자산 매도를 촉발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준 바 있다. 그해 8월 5일 닛케이225지수는 하루 만에 12.4% 폭락했고, 코스피 지수도 8.8% 떨어졌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엔화 선물 쇼트 포지션은 지난달 25일 기준 14만3,570계약으로 1년 전보다 다섯 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2024년 8월 직전(98,058계약)보다 46% 많은 수준이다.

다만 시장의 대응력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키트 저크스 소시에테제네랄 수석외환전략가는 한국경제와 인터뷰에서 "엔화가 강세를 보일 때마다 엔화를 팔아 금리 수익을 얻는 캐리 전략은 이제 위험해졌다"며 "외환시장은 달러당 140엔까지 엔화 가치가 상승하는 전환점에 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