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국부펀드(GPFG)가 미국 국채 비중을 낮추는 자산 재조정 방안을 노르웨이 정부에 제안했다.
GPFG를 운용하는 노르웨이은행 투자운용본부(NBIM)는 지난 1일 재무부에 보낸 서한을 통해 채권지수 내 글로벌 국채 비중을 70%에서 50%로 낮출 것을 권고했다고 3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NBIM은 시뮬레이션 결과를 근거로 들었다. "시뮬레이션 결과 국채 비중을 40%로 유지하더라도 금융 시장의 불안정기를 포함한 모든 시기에 유동성 수요를 맞추기에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NBIM은 "채권지수의 나머지 절반이 지금보다 더 다양한 위험 프리미엄 원천에 대한 노출을 제공하도록 구성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현재 지수에 포함된 회사채 외에 증권화 채권과 정부 관련 채권도 채권지수에 새로 넣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여기서 말하는 증권화 채권은 미국 패니메이, 프레디맥 등 준정부 기관이 보증하는 모기지담보증권(MBS)을 가리키며, 2012년 채권지수에서 제외된 바 있다.
NBIM에 따르면 이번 제안대로면 미국 국채 비중은 12.2%포인트 줄어드는 대신, 비(非)정부 미국 채권 비중은 11.4%포인트 늘어나게 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계획이 그대로 실행될 경우 펀드의 글로벌 국채 자산이 1,060억달러(약 142조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800억달러(107조원)가 미국 국채 매각분에 해당한다는 분석이다.
현재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보유한 자산 2조3,000억달러 가운데 채권 비중은 26%다.
이번 제안은 이란 전쟁 여파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글로벌 채권 매도세로 미국 정부의 부채 부담까지 늘어나는 상황에서 나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채권 시장 안정화를 위해 여러 차례 개입에 나섰음에도, 미 국채금리는 몇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NBIM 대변인은 "이번 서한은 재무부에 전달하는 권고의 하나"라며 "내년 1월 전문가위원회 검토를 거쳐 내년 봄 재무장관이 최종안을 의회에 제출해 확정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노르웨이 재무장관은 지난 4월 FT와의 인터뷰에서 신중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 투자 비중을 줄여야만 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있다. 이는 정치적인 결정"이라며 "나는 어떠한 큰 변화를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막대한 석유기금으로 조성된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글로벌 자본시장의 큰손으로 꼽히며, 노르웨이 국가 예산의 급격한 변동성을 줄이고 미래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운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