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국채 3% 시대에 해외자금 '유턴'…글로벌 국채 '큰손' 돌아선다

입력 2026-09-03 19:11
수정 2026-09-03 23:19
일본 연기금·기관투자가 자산 재배분 움직임 미일 금리 격차 축소…글로벌 채권시장 영향


10년물 일본 국채금리가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그동안 글로벌 채권 시장을 지탱해온 일본계 자금이 본국으로 유입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일본이 보유한 2조4,000억달러(약 2,200조원)에 달하는 해외 채권을 한꺼번에 투매할 조짐은 없지만, 글로벌 자산운용사들과 데이터들은 꾸준한 자금 회수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2일(현지시간) 전했다. 시드니, 런던, 싱가포르의 채권 딜러들과 펀드매니저들도 일본의 수요 둔화를 이미 목격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공식 데이터에서도 일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8월 22일까지 해외 채권을 3조엔(약 26조원) 이상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채권 시장이 폭락한 2022년 이후 연초 대비 가장 큰 규모다.

마이클 와이드너 라자드 자산운용 채권 부문 공동대표는 "일본 투자자들은 25년간 엔화 표시 증권에 과소투자해왔다. 이제 엔화 표시 자산이 매력적으로 보이기 시작했고 이들은 자금을 재배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의 심플렉스 자산운용 펀드매니저 치바 토시노부도 최근 일본 국채금리가 정점을 찍기 직전에 10년물 일본 국채를 매입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10년물 일본 국채금리가 3%를 넘으면 매수하기 쉽다"며 "대부분의 일본 생명보험사는 지금 매입해야 할 강력한 유인이 있다. 일본 투자자들이 미국에서 자금을 회수해 일본으로 다시 가져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팬데믹 이전까지 일본 자금이 최대 큰손이었던 호주 채권시장에서도 기류 변화가 엿보인다. 라이언 엘리스 시티그룹 호주·뉴질랜드 마켓 세일즈 총괄은 "일본 투자자들 사이에 수년 만에 처음으로 자국 시장 편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전적으로 수익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연기금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지난 7월 1조8,000억달러에 달하는 일본 정부연금투자펀드(GPIF)가 자국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글로벌 채권 시장이 요동치기도 했다. 다만 GPIF가 실제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징후는 아직 없다. JP모건 자산운용이 일본 법인 연금 82개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국내 채권 보유를 늘리겠다는 응답 비율이 조사가 시작된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물 일본 국채금리는 지난 1일 1996년 이후 처음으로 3%를 찍었다. 최근 2년간 3배 이상 급등한 수치로, 2024년 9월 당시 금리는 0.8%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약 1%포인트 상승에 그쳐 양국 간 금리 격차는 100bp 이상 줄었다. 그만큼 미국 국채 등 해외 채권을 사줄 일본 매수자가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로이터는 "해외 포지션이 환헤지돼 있고 일본 금리가 아직 안정적이지 못해 일본 내 투자를 보류하는 움직임도 있다"며 "일본 투자자들이 수십년간 쌓아온 해외 포지션이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세계 주요국들이 모두 과도한 부채를 안고 있고 환율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일본 투자자들에게 자국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