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두 배 됐다"…4500개 메가커피가 바꾼 '커피공화국' [박승원의 리테일톡]

입력 2026-09-04 05:30


'커피 공화국' 대한민국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한때 스타벅스와 이디야커피가 양분했던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2,000원 안팎의 커피를 앞세운 중저가 브랜드들이 빠르게 사세를 불리면서다.

그 중심에는 메가MGC커피가 있다. 2015년 1호점을 연 지 불과 11년 만에 국내 매장 4,500개 시대를 눈앞에 두면서 국내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로 올라선 것이다.

▲스타벅스 2배 된 점포수…결제액도 턱밑



4일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메가MGC커피의 누적 출점 매장은 지난달 27일 기준 4,466개에 달한다. 폐점 등을 제외한 실제 운영 매장도 4,400여개다. 현재 추세라면 조만간 4500호점 고지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눈에 띄는 것은 스타벅스와의 격차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국내 스타벅스 매장은 2,185개로, 단순 점포 수만 놓고 보면 메가커피가 스타벅스의 2배를 넘어섰다. 국내에서 4,000개 이상의 매장을 확보한 커피 프랜차이즈도 메가커피가 유일하다.

메가커피의 질주는 단순히 한 프랜차이즈의 성공으로만 보기 어렵다. 고물가에 국내 커피 소비의 중심축 자체가 중저가로 옮겨간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점심 한 끼 가격이 1만원을 훌쩍 넘어선 상황에서 하루 한두 잔씩 마시는 커피는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 차이가 크게 체감되는 품목이다. 특히 테이크아웃 중심 소비에서는 넓은 매장이나 고급 인테리어보다 가격과 접근성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중저가 브랜드가 파고들 공간이 커졌다.

메가커피의 전략은 정확히 맞아떨이진 배경이다. 저렴한 가격과 대용량, 촘촘한 점포망을 결합해 커피를 목적형 소비가 아닌 '생활 동선 속 소비'로 바꿨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이 매일 마시는 커피 가격에 더욱 민감해졌다"며 "커피 중저가 브랜드들이 이런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면서 과거와는 다른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점포만 스타벅스 추월?…결제액도 턱밑

매장 숫자 뿐 아니라 실제 소비자의 지갑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중저가 커피 상위 5개 브랜드의 월간 결제액은 2021년 1월 363억원에서 올해 7월 1,916억원으로 뛰었다. 5년7개월 만에 5.3배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요 커피 브랜드 10곳의 전체 거래액 증가 폭이 2.6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저가 커피의 성장 속도가 전체 시장보다 두 배가량 빠르다.

이 가운데서도 메가커피의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올해 7월 중저가 커피 빅5 결제액 가운데 메가커피가 차지한 비중은 50.5%로, 결제액만 968억원에 달한다.

스타벅스와의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의 카드 결제 데이터에서는 올해 7월 메가커피의 결제추정금액이 스타벅스를 100으로 놓았을 때 94.9까지 올라왔다. 지난해 같은 달 69.5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격차가 25.4%포인트 좁혀졌다.

점포 수에서는 이미 두 배를 넘어섰고 결제 규모에서도 국내 커피시장의 절대 강자로 꼽혀온 스타벅스를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는 것이다.

▲"싼 커피"에서 '팬덤 플랫폼'으로…생존 경쟁은 불가피





앞서 메가커피가 중저가 커피 브랜드가 '싸고 양 많은 커피'에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에는 K팝과 캐릭터 등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젊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 메가커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IP 협업 캠페인을 통해 실제 매장 방문과 구매로 연결된 참여 건수는 약 300만건에 달했다. 지난 6월 열린 '2026 엠카운트다운 메가콘서트' 연계 프리퀀시 프로모션에도 약 60만명이 참여했다. 4,400여개에 달하는 점포망이 단순한 커피 판매망을 넘어 대규모 마케팅 플랫폼 역할까지 하기 시작한 셈이다.

앱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 7월 메가커피 앱 월간활성이용자(MAU)는 300만명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279만명보다 약 7% 늘었다. 스타벅스의 714만명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카페 브랜드 가운데 2위 수준이다.

다만 가파른 성장의 이면에 포화라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실제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를 비롯한 중저가 브랜드가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리면서 주요 브랜드 매장만 1만개를 넘어섰다.

서울에서는 오히려 커피 프랜차이즈 점포가 줄어드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의 커피 프랜차이즈 점포는 6,766개로 전년 동기보다 368개 감소했다. 신규 출점 여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앞으로의 경쟁은 '누가 더 많은 매장을 내느냐'에서 '누가 기존 매장의 매출과 수익성을 지켜내느냐'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메가커피 역시 특정 매장 수를 목표로 외형만 확대하기보다는 기존 점주의 수익성을 우선해 신규 출점 상권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커피 브랜드의 점포가 이미 1만개를 넘어선 만큼 앞으로는 단순히 매장을 많이 내는 방식으로 성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점포당 매출과 가맹점주의 수익성을 얼마나 유지하느냐가 브랜드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타벅스가 공간과 브랜드 경험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면 중저가 브랜드는 가격과 접근성이 경쟁력인 만큼 국내 커피시장의 양극화는 당분간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