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순위 ‘돌연’ 비공개…한은 “불리해 숨기려던 것 아냐“

입력 2026-09-03 10:46


한국은행이 25년여 만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의 세계 순위 공개를 중단했다.

주요국 순위표를 별도 설명 없이 삭제하면서 논란이 일었지만, 한은은 외환당국에 불리한 정보를 숨기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3일 한은이 발표한 '2026년 8월 말 외환보유액' 자료에는 그동안 자료 말미에 수록했던 주요국 외환보유액 순위 항목이 빠졌다.

한은이 월별 외환보유액 자료에서 우리나라의 순위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2001년 2월 말 이후 25년 6개월 만이다

한은은 지난 2001년 당시 세계 외환보유액 상위 1~10개국의 보유액을 처음 공개한 이후 주요국 규모와 함께 우리나라 순위를 매달 제공해왔다.

외환보유액 순위는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대외 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로 활용돼왔다.

하지만 최근 순위 변동 폭이 커지면서 한은이 공개에 따른 실익을 재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순위는 지난해 말 세계 9위에서 올해 1월 10위, 2월 12위로 떨어졌고 5월에는 13위까지 밀렸다. 이후 6월 10위로 세 계단 반등하는 등 순위 변동이 잦았다.

별다른 사전 설명 없이 외환보유액 순위 공개를 중단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한은은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외환당국에 불리한 정보를 숨길 목적으로 외환보유액 순위를 삭제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뒤늦게 해명했다.

한은은 "외환보유액 순위는 이미 공개된 자료로 통계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조회할 수 있다"며 "외환보유액 국제 순위는 국가별 경제 규모와 대외 포지션의 이질성 등을 전혀 통제하지 않은 단순 비교 통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환보유액이 외화 유동성 경색 등 잠재적 충격에 대한 버퍼로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유추할 수 없어 분석적 가치가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또, “올해 들어 금 가격 변동 등으로 외환보유액 순위가 자주 바뀌는 과정에서 대외 부문 펀더멘털과 괴리된 해석이 빈번하게 이뤄졌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대한 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