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대책위, 검찰 고발인 조사..."영풍 실질 지배자 책임 규명해야"

입력 2026-09-02 18:50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정화비용 축소·누락 의혹을 자본시장법·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낙동강 상류 주민들이 검찰에 출석해 고발인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영풍의 조직적 회계분식 및 감사방해 행위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장형진 영풍 고문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명해달라고 요구했다.

낙동강 상류 환경피해 주민대책위원회와 영풍제련소 봉화군대책위원회는 2일 입장문을 통해, 신기선 대책위 대표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해 영풍과 장 고문 등을 상대로 제기한 고발 사건의 고발인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지난 1월 환경부가 국회에 공개한 석포제련소의 향후 토양 정화비용 예상액과 영풍이 2024년 반기보고서에 반영한 충당부채를 비교한 결과 약 956억원의 차이가 확인됐다고 주장하며 영풍과 장 고문 등을 고발한 바 있다.

이어 대책위는 영풍이 공시한 2024년 반기순이익은 약 253억원이지만, 축소된 것으로 추정되는 환경정화비용 약 1,000억원을 반영하면 7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추산했다.

대책위는 "손실을 본 기업이 정화비용을 축소 계상해 이익을 낸 기업으로 탈바꿈한 것으로 투자자의 판단을 좌우할 수 있는 자본시장법상 ‘중요사항’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당국의 조치도 이 사안의 중대성을 뒷받침하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금융위원회는 정식 감리를 거쳐, 영풍이 이미 보유하고 있던 정밀조사 결과와 정화계획서 등 신뢰성 있는 근거자료를 감사인에게 은폐한 채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간 총 8474억 원 상당의 향후 예상비용을 축소·누락하였으며, 이는 단순한 추정의 오류가 아닌 고의에 의한 것이라고 확정했다"고 전했다.

금융위는 지난 7월 영풍에 회계 관련 단일 사건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204억7,410만원의 과징금 부과를 의결했다. 전 대표이사와 담당 임원 등에 대한 과징금과 해임권고, 감사인 지정 3년 등의 제재도 확정됐다.

또 최근 공개된 증선위 의사록에는 영풍의 외부감사인이 2021~2022년 감사 당시 변경된 정부 공문과 추가 정화계약서, 90일 기준 매출 감소 효과 보고서 등을 영풍으로부터 제시받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감사인 측은 해당 자료를 당시 확인했다면 회사에 회계처리 수정을 검토하도록 권고했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고 전해졌다.

대책위는 영풍 석포제련소의 토양정화명령 이행률도 문제삼았다. 대책위에 따르면 영풍은 지난 2021년 봉화군으로부터 석포제련소 토양오염 정화명령을 받았지만, 이행 기간인 지난해 6월까지 면적을 기준으로 1공장은 16.0%, 2공장은 4.4%만 정화했다.

이어 장 고문의 책임 규명도 요구했다. 장 고문은 2015년 영풍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지만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기업집단 영풍의 동일인이다. 장 고문이 영풍과 석포제련소의 주요 의사결정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별도로 서울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는 지난달 석포제련소의 낙동강 중금속 오염 의혹과 관련해 장 고문의 환경범죄단속법 및 토양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를 재수사하도록 한 바 있다. 사건은 기존 수사를 맡았던 서울 강남경찰서가 아닌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검찰은 영풍의 조직적 회계분식 및 감사방해 행위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즉시 착수해야 한다"며 "또 영풍의 실질적 지배자로서 기업집단 동일인으로 지정된 장형진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영풍은 금융당국 제재와 관련해 법원에 주요 제재의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행정소송도 제기했으며, 서울행정법원은 일부 조치의 효력을 본안소송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정지했다. 다만 이미 퇴임한 전 대표이사에 대한 해임권고 상당 조치 등의 집행정지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