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마감 시황 전해드리겠습니다.
(3대 지수) 9월의 징크스가 시작된 걸까요? 간밤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조정을 받았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격화되며 국제유가가 상승한 점이 투자 심리를 짓눌렀는데요. S&P500 지수는 0.71%, 나스닥 지수는 1.03%, 다우 지수도 0.79% 나란히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역사적으로 9월은 미국 증시 성적이 연중 가장 부진한 달로 꼽히는데요. 연말을 앞두고 대형 투자자들이 수익률을 점검하며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과거 패턴이 항상 100% 반복되는 건 아니죠. 다만 계절적 약세를 제외하더라도 유가와 금리 등 매크로 변수가 지금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국제유가) 간밤 국제유가 흐름을 보시면 WTI가 5.9% 올랐고, 브렌트유는 7.83% 급등하며 95달러를 돌파한 모습이죠. 미 중부사령부에서 한국시간 새벽 1시부터 미군이 이란 내 이란 혁명수비대 목표물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미국이 현재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이란 목표물을 대규모로 타격하고 있다고 밝혔죠. 이번 공격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기뢰 설치 시도와 요르단 미군 기지를 향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보복이라면서, 이란이 다시 보복할 경우 훨씬 더 강한 공격에 나서겠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는데요. 그럼에도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며 보복 공격을 개시했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강화하겠단 입장도 밝혔습니다.
(미국채) 불안한 중동 정세는 국채 수익률을 또다시 밀어 올렸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79%를 가리키며 작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인데요. 일본과 영국, 독일 등 주요국들의 장기 국채 금리도 수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글로벌 금리 상승세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그러자 마이클 바 연준 이사도 물가 상승 압력이 고착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나섰는데요. 만약 물가가 충분히 둔화하지 않을 경우, 단호히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며 매파적인 발언을 내놓은 겁니다. 이런 가운데 눈여겨볼 경제 지표들도 있었죠. 먼저 JOLTS 구인·이직보고서에 따르면 7월 미국의 구인 건수는 727만1천 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달보단 소폭 늘었지만, 시장 예상치에는 미치지 못했고요. AP통신은 “미국 노동시장이 활황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급격히 악화하지도 않는 상태”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ISM이 발표한 8월 제조업 PMI는 54.6을 기록하며 예상치 55.2를 밑돌았죠. 8개월째 확장 국면을 지키긴 했지만, 제조업체들이 짊어진 원가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단 분석입니다.
(하드웨어) 높아진 유가와 금리는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할 수밖에 없었겠죠. 간밤 반도체와 AI 하드웨어 관련주들은 일제히 조정을 받았는데요. 특히 마이크론의 경우, 대만 노동조합이 성과급 제도 개편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하자 주가가 2.64% 하락했습니다. SK하이닉스 ADR도 2.3% 내리며 마감한 가운데, 코스피 야간 선물 3.5% 하락 중입니다. 한편 UBS에선 중국의 EUV 기술이 ASML을 따라잡으려면 최소 10년 이상이 걸릴 거라고 전망했는데요. 특허 활동 분석 결과, 중국의 현재 EUV 기술 수준은 ASML의 2004년경 개발 단계와 유사하다는 평가입니다. 그럼에도 ASML 역시 1.8% 하락을 피하지는 못했고요. 이런 가운데 장 마감 후 미국의 서버 기업 델 테크놀로지가 깜짝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8% 급증했고, 3분기 매출 가이던스도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본장에선 경계감에 7% 가까이 하락 마감했지만,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10% 가까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시총 상위) 시총 상위 종목 가운데서는 애플의 선방이 눈에 띄죠. 지난 15년간 애플을 이끌어온 팀 쿡 CEO가 물러나고, 하드웨어 전문가로 알려진 존 터너스 체제가 막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경영진의 세대교체와 조직 개편이 본격화되자, 기대감 속에 주가는 2.6% 상승 마감했습니다. 한편 유튜브는 아마존을 유튜브 쇼핑의 새로운 제휴 파트너로 확보했는데요. 이커머스를 차세대 핵심 사업 중 하나로 두려는 알파벳의 전략적 승부수로 풀이됐지만, 주가는 매크로 변수를 이기지 못했죠. 구글은 1.28%, 아마존도 1.87% 하락 마감했습니다.
(환율) 금리가 오르니 달러도 강해졌습니다. 달러인덱스가 0.28% 오르며 99.7선을 가리키고 있죠. 엔화 약세와 국제유가 상승세가 맞물리며 달러가 강세 압력을 받고 있고요. 엔달러 환율은 0.08% 상승하며 여전히 160엔 위에 머무르고 있죠. 간밤 베선트 재무장관이 일본 엔화가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며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의 적극적인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가져오진 못했습니다.
(금·은) 높아진 금리 인상 가능성에 귀금속 가격도 하방 압력을 받았는데요. 금 선물은 2.36%, 은 선물은 3.4% 내리고 있죠. 그럼에도 최근 골드만삭스에선 올해 연말 금값 목표치를 4,900달러로 재확인했는데요. 각국 중앙은행들이 준비 자산을 다변화하며 금을 꾸준히 사들일 거란 이유에서 입니다.
마지막으로 월가에서는 오늘 장에 대해 어떤 한마디를 남겼는지도 확인해 보시죠. 뱅크오브아메리카에선 현재 증시를 두고 “매크로 역풍이 쌓이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계절적 역풍과 선거 불확실성, 단기물 금리 상승 등을 우려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반면 JP모간은 견조한 경제 모멘텀과 기업 실적 전망치 상향, 안정적인 채권시장 흐름을 근거로 연말까지 글로벌 증시의 강세가 이어질 거라고 봤는데요. 특히 올 하반기에는 AI 기술주에 대한 쏠림 현상이 완화되고, 상승세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거란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미 증시 마감 시황이었습니다.
홍혜민 외신 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