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가 33%↑" AI 서버가 밀어준다더니…"호황에 판가로 답한다" 파격 전망

입력 2026-09-01 20:55
수정 2026-09-01 21:47
공급 제약·기술 장벽에 MLCC·FCBGA 판가 추가 인상 전망 판가 인상에 실적도↑…목표가 "150만→200만원"


삼성전기가 미국 빅테크와 1조원 넘는 대규모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기가 맺은 단일 MLCC 공급 계약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인공지능(AI) 서버 확대로 고성능 MLCC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공급업체가 제한돼 있어 삼성전기의 수주 확대와 판가 상승이 동시에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과 1조722억원 규모의 AI 서버용 MLCC 장기공급계약(LTA)을 맺었다고 1일 공시했다. 회사는 계약한 업체명은 밝히지 않았다. 계약 규모는 삼성전기의 지난해 매출의 9.5%에 달한다. 계약 기간은 내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간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가 AI 서버용 부품 계약 방식이 구조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는 평가가 나왔다. 기존 단발성 수주에서 벗어나 대형·장기공급계약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의미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순간 일정하게 공급하는 댐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특히 AI 서버용 MLCC는 고온·고전압 등 가혹한 가동 환경에서도 24시간 안정적으로 전원을 공급해야 해 고난도 기술력이 요구되는 만큼 진입장벽이 높다.

삼성전기는 이번 계약을 포함해 올 들어서만 글로벌 기업 10여 곳과 MLCC LTA를 체결했다. 지난 5월 1조5,570억원 규모의 실리콘 커패시터 수주를 시작으로 6월(4,539억원)과 8월(2,951억원) MLCC 공급 계약을 연달아 따냈다. 올해 누적 MLCC LTA 규모는 3조3,200억원에 달한다.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초고용량 MLCC 수요가 폭발하고 있지만 이를 적기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부품 업체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손에 꼽히는 만큼 이번 대형 계약은 삼성전기가 고부가가치 AI 부품 시장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쥐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연이어 대형 수주를 체결함에 따라 삼성전기는 글로벌 생산 거점을 중심으로 생산능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AI 서버용 MLCC 시장 환경이 든든한 배경이 됐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주력 제품인 AI 서버용 MLCC 시장 규모는 지난해 14억달러(약 1조9,000억원)에서 2030년 58억달러(약 7조8,000억원)로 연평균 34%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AI 서버는 일반 서버 대비 MLCC 장착량이 10배 이상 많아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부품 수요 증가세도 가파르다.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고부가 반도체 기판(FCBGA)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서버급 FC-BGA 비중이 올해 60%에서 내년 70% 수준까지 확대돼 2027년부터 패키지 사업의 실적 기여도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FC-BGA는 고사양 제품 비중이 높아지면서 수율이 떨어지고 실질 생산능력이 감소하고 있다. 공급업체도 제한돼 있어 늘어나는 수요를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렵다. 빅테크 고객사들이 선수금을 지급하고 증설 물량을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삼성전기의 가동률과 판가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IT 기기 유통 채널과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주요 부품의 판매가 인상이 연이어 단행되고 있는 가운데 확고한 기술력을 갖춘 삼성전기가 이러한 호황 국면의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DB증권은 이날 삼성전기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150만원에서 대폭 상향한 200만원으로 제시했다.

조현지 DB증권 연구원은 이날 발간한 '호황에 판가로 답한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와 고부가 반도체 기판(FCBGA) 모두 공급 제약과 기술적 장벽이 명백해 가격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며 MLCC 판가가 IT유통채널향, IT직거래, 데이터센터향 등 세 가지 분야에서 모두 20∼30%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 연구원은 "MLCC 비중 약 10% 초반인 IT유통채널향의 인상 폭은 평균 약 30%, 비중 30%인 IT 직거래도 비슷한 폭으로 6월부터 개별 협상 중"이라며 "비중 20%인 데이터센터향의 인상폭은 제품별 차등이 있으나 약 20%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물동량 역시 ODM(제조업자 개발 생산) 전반의 재고 확충 움직임이 강해 보유 재고도 최소 수준은 유지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조 연구원은 FCBGA에 대해서도 "고객사와 제품별로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연초부터 순차적 판가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제품군부터 추진 중"이라며 고부가품 비중이 올해 60%에서 내년 70%에 근접하며 늘어날 전망인 만큼 실적 기여도는 내년부터 더 가파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