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저학년 '3시 하교' 재추진 논란…"아동학대" 반발

입력 2026-09-01 11:17
국교위 '초등 1·2학년 교육시간 확대' 검토 "돌봄공백 학교에 떠넘겨"


초등학교 1·2학년의 하교 시간을 현재 오후 1시 무렵에서 오후 3시까지 늦추는 방안이 다시 검토되면서 교육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조만간 초등학교 1·2학년의 교육시간을 확대하는 방안을 놓고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오후 1시 무렵인 초등 저학년의 하교 시간을 오후 3시까지 늦추는 방안이 주요 검토 대상으로 알려졌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교육시간 확대는 지난 2018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추진했다가 논란 끝에 무산된 바 있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은 "교육시간 확대 여부는 학교에 얼마나 오래 머물게 할 것인가가 아니라, 저학년의 발달 단계에 맞는 수업과 휴식을 기준으로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며 반발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상당수가 하교 시간 연장에 부정적이라는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지난달 26∼27일 전국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에게 '담임교사와 6·7교시까지 수업하고 오후 3시에 집에 간다면 어떨 것 같나요'라고 묻자 응답 학생의 65.5%는 "수업을 너무 오래 해서 너무 힘들고 지칠 것 같다"고 답했다.

'교실에서 더 공부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응답은 3.7%에 그쳤다.

이번 설문에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1학년 1만2천24명과 2학년 1만7천112명 등 모두 2만9천136명이 참여했다.

강석조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은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은 학교가 끝난 뒤 놀고 가족과 함께하고 싶어 한다"며 "국가교육위원회는 향후 논의 과정에서 저학년의 발달 특성과 학생들의 피로에 대한 우려를 무겁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산교사노동조합도 지난달 31일 성명을 내고 "'교육과정'이라는 명목으로 초등 저학년을 학교에 매어두는 것은 국가 차원의 아동학대나 다름없다"며 "이번 논의는 학생의 성장을 위한 교육적 필요가 아니라 단지 보육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행정적 필요에서 시작됐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돌봄 공백의 근본적 해결책은 부모가 자녀를 직접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기업과 사회가 합의점을 찾아야 함에도 정부는 본질적인 문제를 외면한 채 학교에 일방적으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 현장의 인력과 재정 여건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업시간부터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를 내국세 20.79%의 자동 배분 방식에서 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한 산식으로 바꾸기로 하면서 교육계에서는 초·중·고교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