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이 우후죽순 상장됐지만, 상당수가 상장폐지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함량 미달의 알트코인을 무분별하게 거래 지원(상장)해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5대 원화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거래소는 2022년부터 올해 7월 말(빗썸은 8월 18일)까지 총 1천236개(중복 포함)의 알트코인을 신규 상장했다.
이 기간 이들이 거래 지원 종료(상장 폐지)한 알트코인이 430개에 달했다.
여기에는 2022년 이전 상장된 알트코인이 상장 폐지된 경우도 포함됐다. 단순 계산하면 이 기간 상장 물량의 3분의 1 이상의 알트코인이 뒤늦게 '쭉정이'로 분류된 셈이다.
이 기간 코스닥시장에서는 532개 사가 신규 상장됐고, 76개 사가 감사 의견 미달 등을 이유로 상장 폐지됐다. 알트코인이 이른바 '코스닥 동전주'보다 취약하다는 것이다.
거래소만 믿고 불량 알트코인에 투자했다가 가격 급락에 손실을 본 이용자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난 26일 코빗 직원들과 만나 "(거래소들이) 알트코인 200∼300개 상장해서 고객 80∼90%가 물을 먹었더라"라며 "그건 범죄행위다. 그렇게 하고 회사가 돈을 버는 게 말이 되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업비트가 2022년 이후 219개의 알트코인을 신규 상장했고, 같은 기간 42개를 상장 폐지했다. 신규 상장 대비 상장 폐지 비율이 19.2%로 상당히 높았지만, 5대 거래소 중에는 가장 낮은 축에 속했다.
상장 폐지 사유로는 '이용자 피해'가 28개로 최다였고, '기술·보안 문제'가 8개, '법규 위반'과 '발행 주체의 신뢰성 부족'이 각 2개, '기타'가 2개 등이었다.
빗썸은 이 기간 알트코인 426개를 새로 상장하고, 134개를 상장 폐지했다. 단순 상장 폐지율은 31.5%로 업비트보다 10.0%포인트(p) 이상 높았다.
코인원은 337개를 신규 상장하고 157개를 상장 폐지해 46.6%, 코빗은 148개를 상장하고 30개를 제외해 20.3%로 각각 집계됐다. 고팍스는 106개 상장, 67개 퇴출로 5대 거래소 중 가장 높은 63.2%에 달했다.
상장 후 1년도 채 넘기지 못하고 퇴출당한 알트코인도 총 38개나 됐다. 단기간에 드러날 치명적 문제조차 걸러내지 못한 것이다.
빗썸이 16개로 가장 많았고, 코인원(11개), 고팍스(5개), 코빗(4개), 업비트(2개) 등이 뒤를 이었다.
힌편 거래소들이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벌이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투자자들을 유인, 거래량을 폭증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코빗은 2023년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전 종목 거래 수수료를 무료로 했다. 이 이벤트 기간(133일) 일평균 거래대금이 706억6천만원으로, 직전 같은 기간보다 1,520.8% 치솟았다.
이벤트 종료 직후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대금은 다시 57.4% 급감했다.
최근에도 코빗과 코인원이 앞다퉈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발표한 바 있다.
함량 미달의 알트코인은 걸러내지 못하는 와중에 거래 유치 경쟁만 치열해 결국 투자자 피해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박성훈 의원은 지적했다.
박 의원은 "거래소 배만 불리고 투자자가 손실을 떠안는 코인 상장 '폭탄 돌리기'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