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속 시한폭탄 된 '빙하'…"더 큰 재앙 올 수도"

입력 2026-08-29 19:29
아시아 산악 빙하 9만5천개 "매년 녹아내린 빙하수로 뉴욕 빌딩 잠길 정도"


네팔 대홍수의 원인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빙하 붕괴가 지목되는 가운데 아시아 산악지대에서 이처럼 녹고 있는 빙하가 수만개에 달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계속될 경우 2100년까지 아시아 고산지대 빙하의 최대 75%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됐다.

28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에 따르면 댄 맥그래스 콜로라도주립대 지구과학과 교수는 아시아 산악지대에 분포한 빙하가 9만5천여개에 달하며 총면적이 한국과 비슷한 규모라고 밝혔다.

맥그래스 교수는 "이 빙하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질량을 잃고있다"며 "매년 이 지역 빙하가 녹아 생기는 물만으로도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의 꼭대기까지 물에 잠길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첨탑을 제외한 건물 높이는 1천250피트(약 381m)로, 매년 아시아 산악지역에서 녹아내리는 빙하만으로도 뉴욕이 물바다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빙하 전문가들은 최근 네팔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와 같은 재난이 앞으로 더욱 빈번하거나 심각하게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네팔 등지의 빙하 수문학을 연구해온 사우스플로리다대 제이슨 굴리 지질학 교수는 이날 뉴욕타임스(NYT) 기고를 통해 네팔에서 녹아내리는 빙하는 마치 시한폭탄과 같다고 지적했다.

지난 20여년간 네팔 빙하 지역을 6차례 탐사해온 그는 중국과 네팔 국경지대에서 1990년대 이후 '빙하 붕괴'(glacier failures)가 이미 수십차례 발생했다고 밝혔다.

빙하 붕괴에는 빙하의 얼음이 눈사태처럼 무너지는 빙하 눈사태를 비롯해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떨어져 나가는 빙하 분리, 암반과 빙하가 동시에 붕괴하는 암빙 사태 등을 일컫는다.

기후변화가 계속되면 이 같은 위험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굴리 교수는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억제되지 않을 경우 기온 상승으로 2100년까지 아시아 고산지대에 남아있는 빙하 가운데 최대 75%가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빙하가 녹는 것 자체뿐 아니라 녹은 물이 산악지대에 축적되는 과정도 새로운 재난 위험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기온 상승으로 빙하가 녹으면 물이 움푹 파인 지형에 모이면서 점차 거대한 호수를 형성할 수 있고, 이렇게 만들어진 빙하호가 무너지거나 범람하면 하류 지역에 대규모 홍수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그는 지난 20년간 이런 과정이 실제로 진행되는 것을 지켜봤다고도 밝혔다.

지난 2005년 네팔 히말라야 쿰부 지역의 응고줌파 빙하가 녹아 생긴 물웅덩이가 20여년간 커지면서 폭이 750피트(약 228m)에 달하는 호수가 된 것을 목격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현상들로 인해 앞으로도 홍수가 더 발생할 수 있고 이번보다 더한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