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뉴욕증시에서는 소프트웨어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기업들이 기존 소프트웨어를 덜 사용하고, 결국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매출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AI가 기존 소프트웨어를 대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업체들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이 같은 분위기가 다른 소프트웨어주로도 확산하면서 업종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세일즈포스, ‘에이전트포스’ 매출 240% 급증
세일즈포스(CRM)는 2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이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특히 AI 사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기업용 AI 서비스인 ‘에이전트포스’의 연환산 매출은 지난해보다 240% 넘게 증가했다. AI가 기존 소프트웨어 사업을 위협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매출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점을 실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세일즈포스는 이러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연간 실적 전망도 상향했다.
최고경영자는 최근 시장에서 제기된 ‘AI가 기존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직접 반박했다. 지난 두 분기 동안 AI로 인해 소프트웨어 산업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졌지만, 실제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세일즈포스는 앤트로픽과 손잡고 ‘클로드포스’라는 새로운 AI 서비스도 공개했다. 직원이 AI와 대화하며 이메일을 작성하고, 필요한 고객 정보를 검색하거나 고객 기록을 곧바로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시장 예상치를 웃돈 실적에 AI가 실제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까지 확인되면서 세일즈포스 주가는 22.58% 상승세를 보였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 “AI 보안, 창립 이후 최대 기회”
사이버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WD)와 온라인 신원 보안업체 옥타도 전날 장 마감 이후 실적을 발표했다.
먼저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2분기 매출과 EPS가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AI 사용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보안 위협도 커졌고, 이를 막기 위한 기업들의 보안 지출이 늘어난 점이 실적에 힘을 보탰다.
회사는 이런 흐름을 반영해 연간 실적 전망도 높였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 CEO는 이번 분기를 회사 역사상 최고의 분기라고 평가했다. 앞으로 모든 기업이 AI를 기반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며, 해당 AI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일이 회사 창립 이후 가장 큰 사업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양호한 실적과 함께 AI 보안 시장이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더해지면서 주가는 50.50% 상승세를 보였다.
옥타, AI 에이전트 확산에 신원 보안 수요 기대
옥타(OKTA) 역시 2분기 매출과 EPS가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대기업 고객들의 수요가 꾸준히 이어진 가운데, 직원이나 고객이 실제 본인이 맞는지를 확인하고 계정을 보호하는 신원 보안 제품도 좋은 흐름을 보였다.
옥타는 AI가 회사에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기업들이 AI 에이전트를 더 많이 사용하면 해당 AI가 회사의 어떤 정보까지 열람할 수 있는지 관리하는 일이 중요해진다. 이에 따라 옥타의 신원 보안 제품을 찾는 기업도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이러한 수요를 바탕으로 올해 매출 전망도 상향했다. 시장 기대를 웃돈 실적에 향후 전망까지 높이면서 옥타 주가는 28.63% 상승 마감했다.
‘1달러숍’ 실적 발표…달러트리·달러제너럴 희비
소비재주는 기업별 실적과 전망에 따라 주가 흐름이 엇갈렸다. 특히 이른바 ‘1달러숍’으로 불리는 달러트리와 달러제너럴이 개장 전 나란히 실적을 발표했지만, 시장의 평가는 서로 달랐다.
달러트리, 관세 환급 덕에 호실적…3분기 전망은 부진
달러트리(DLTR)는 저렴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늘면서 2분기 매출과 EPS가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다만 이번 실적에는 관세 환급 효과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 관세로 납부했던 돈을 돌려받으면서 주당순이익이 1.31달러 증가했다. 이 효과를 제외하면 실적 자체는 시장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가장 큰 문제는 향후 분기 전망이었다. 달러트리가 제시한 3분기 EPS 전망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동일점포 매출은 3~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망치의 중간값은 시장 예상보다 낮았다.
결국 이번 분기 실적은 잘 나왔지만 앞으로의 실적이 기대만큼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크게 반영되면서 주가는 3.92% 하락세를 보였다.
달러제너럴, 관세 효과 제외해도 EPS 예상치 11% 상회
반면 달러제너럴(DG)은 분위기가 달랐다. 2분기 매출과 EPS가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매장을 찾는 고객이 늘어난 데다 고객 한 명이 한 번 쇼핑할 때 지출하는 금액도 함께 증가하면서 매출을 끌어올렸다.
달러제너럴도 관세 환급금을 활용해 제품 가격을 낮추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관세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EPS가 시장 예상치를 약 11% 웃돌았다. 단순히 관세 환급 덕분에 실적이 개선된 것이 아니라 본업 자체도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는 의미다.
회사는 이 같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연간 전망도 상향했다. 같은 날 부진한 분기 전망을 제시한 달러트리와 달리 향후 성장에 자신감을 보이면서 달러제너럴 주가는 2.53% 상승 마감했다.
트라이언 “웬디스 인수 계획 없다”…기대감 소멸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웬디스(WEN)가 인수 기대 소멸로 하락했다.
그동안 웬디스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행동주의 펀드 트라이언은 현재로서는 인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트라이언이 다른 투자회사들과 손잡고 웬디스를 인수해 비상장사로 전환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그러나 트라이언이 직접 인수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그동안 주가를 끌어올렸던 기대감이 꺾였고, 웬디스 주가는 13.55% 하락 마감했다.
모더나, 20억달러 전환사채 발행에 지분 희석 우려
모더나(MRNA)는 항암제 사업 투자와 부채 상환 등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20억달러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한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전환사채는 향후 주식으로 바뀔 수 있어 실제 전환될 경우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모더나는 최근 암 치료제의 긍정적인 임상 결과로 주가가 크게 오른 상태였다. 이에 대규모 자금 조달 소식이 차익 실현 심리까지 자극하면서 주가는 4.6% 하락 마감했다.
샌디스크·키옥시아, 일본에 310억달러 이상 투자
키옥시아와 샌디스크(SNDK)는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부족해진 메모리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두 회사는 앞으로 6년 동안 일본 내 생산시설에 3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일본 기타카미에 있는 신규 공장에서는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고성능 3차원(3D)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대폭 늘릴 예정이다.
오은비 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