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물폭탄' 모든 걸 집어삼켰다…사망270명·실종 823명

입력 2026-08-27 20:22
수정 2026-08-27 20:40


중국 국경 인근 네팔 히말라야 산악지대를 덮친 대규모 홍수의 실종자 수가 820명대로 급증했다.

홍수 발생 이틀째인 27일(현지시간) 네팔 현지 매체 '온라인 카바르'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네팔 재난 당국은 전날 북부 바그마티주 일대에서 발생한 이번 홍수로 823명이 실종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전날 한때 484명이던 실종자 수는 신고가 잇따르면서 하루 만에 300명 넘게 불어났다.

전체 실종자 중 외국인은 517명, 네팔인도 200명을 넘겼으며, 실종된 외국인들은 인도·미국·영국·호주·말레이시아·이탈리아·우크라이나 등 30여개국 출신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지역에서 수력발전소를 짓던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9명은 여전히 연락이 끊긴 상태다. 현지에 고립됐던 것으로 알려진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또 다른 한국인 10명 가운데 9명은 이날 안전지역으로 옮겨졌다. 나머지 1명인 두산에너빌리티 현장소장은 현지에 남았고, 주네팔대사관 영사와 행정직원 등 대사관 직원 2명도 함께 잔류했다.

한국 외교부·경찰청·소방청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네팔 카트만두로 향했다.

수색 작업이 이어지면서 사망자 수도 전날 157명에서 270명으로 크게 늘었다. 아비 나라얀 카플레 네팔 경찰 대변인은 "수색을 재개했고 더 많은 시신이 수습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사망자 수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네팔 국가재난위험경감·관리청은 교량 80개와 길이 40㎞에 달하는 도로가 파손됐고, 현지 경찰·군인 등 보안요원 83명도 실종됐다고 밝혔다.

이번 홍수와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산사태는 네팔 접경지인 중국 티베트자치구 르카쩌시 지룽현에서도 발생해 3명이 숨지고 558명이 실종됐으며, 이 가운데 외국인은 260명이다. 네팔과 티베트의 실종자를 모두 합치면 1천300명을 넘어선다. 인도 외무부는 이날 자국민 288명이 네팔에서 실종되고 200명은 티베트에서 고립됐다고 밝혔다.

이번 참사의 원인으로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히말라야산맥의 기후변화로 대규모 빙하와 암석이 붕괴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애초 티베트 지역에서 규모 4.4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가, 이후 새 보고서를 통해 지진은 없었다고 정정했다. USGS는 대신 대규모 빙하와 암석이 무너지는 과정에서 지진과 유사한 충격이 발생했고, 이어진 빙하 붕괴와 토석류가 하류로 휩쓸려 내려가며 대홍수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호수를 가둔 얼음·암석 형태의 이른바 '자연 댐'이 갑자기 무너지면 이런 홍수가 발생하는데,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앞으로 이런 유형의 홍수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