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중북부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산사태 실종자 가운데 상당수가 외국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지역이 힌두교 순례객과 세계 각국의 등산객이 몰리는 유명 관광지인 탓에 외국인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2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네팔 관광부는 전날 중북부 바그마티주에서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로 관광객 468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외국인 실종자는 393명에 달한다.
네팔 관광부의 앞선 집계에서는 실종자 가운데 최소 133명이 힌두교 성지로 꼽히는 티베트 카일라스산으로 순례를 떠난 인도인으로 파악됐다.
미국인과 호주인, 영국인, 캐나다인도 각각 수십명씩 연락이 끊긴 상태다.
네팔 관광부는 오는 28일 네팔 전통 명절인 자나이 푸르니마와 맞물려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 호수 인근에서 트레킹을 하던 네팔인 최소 62명도 실종됐다고 밝혔다.
CNN 방송은 실종자 현황을 공개한 국가별 발표를 종합해 이번 홍수로 인도, 미국, 호주인 이외에도 한국인 9명을 비롯해 이탈리아, 포르투갈, 우크라이나, 러시아, 벨기에 국민도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현재 네팔은 몬순(우기) 기간이어서 일반적으로 산악 등반에 적합한 시기는 아니다. 하지만 라수와 지역을 통과하는 카일라시 트레킹은 오히려 성수기를 맞은 상황이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특히 이번 홍수의 피해가 컸던 지역은 힌두교와 불교 순례객들이 많이 찾는 곳과 겹친다.
순례객들은 힌두교와 불교 등에서 신성시되는 카일라스산으로 향하기 위해 트리슐리강과 렌데강이 합류하는 지점 주변의 샤푸르 베시와 티무레 등 작은 마을을 거쳐 이동하는데, 이들 마을은 이번 홍수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에 포함됐다.
또 이 마을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네팔 트레킹 지역인 랑탕 계곡과 랑탕 계곡 서쪽에 있는 타망 헤리티지 트레일로 향하는 중요 관문이기도 하다.
미국 CNN 방송은 여름철이 되면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에서 신성시되는 카일라스산 주변에 수백명의 순례객이 모여든다며 홍수가 순례자와 관광객이 많이 이용하는 루트를 덮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