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새판 짠다…포스코·현대제철, 연 3천억 절감 [마켓딥다이브]

입력 2026-08-26 14:51
수정 2026-08-26 14:53
영·호남 산업용 전기료 최대 10%↓
<앵커>

오늘(26일) 오후 정부와 한국전력이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설계안을 공개했죠. 분산에너지법 시행 이후 2년 넘게 논의된 사안인데요.

그동안 전국이 똑같이 내던 산업용 전기료를 지역별 전력 사정에 맞게 차등 적용하겠다는 겁니다.

증권부 강미선 기자 나와 있습니다. 강 기자, 오늘 공개되는 개편안의 핵심부터 짚어주시죠.

<기자>

네, 설계안의 핵심은 "수도권 요금 인상 없이, 비수도권 산업용 전기료만 최대 10% 인하한다"는 점입니다.



지도를 보시면 정부는 전국을 전력 계통과 균형발전에 따라 총 4개 권역으로 나눴는데요.

전력 소비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한 용인 등 수도권 남부는 ㎾h(킬로와트시)당 0~1원 할인에 불과해 사실상 현재와 차이가 없습니다.

반면 발전소가 밀집한 충청·강원 등 중부권은 10~15원, 영·호남인 남부권은 최고 수준인 13~18원(약 10%)을 인하받게 됩니다. 제주도는 도서 지역 특수성으로 빠졌습니다.

제도 도입으로 한전이 해마다 비수도권 기업들에게 깎아주는 요금 규모만 연간 2조 8,000억 원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비수도권으로 갈수록 할인 폭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희비도 갈릴 텐데요. 특히 국내 증시를 이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공장 위치에 따라 영향이 다르다면서요?

<기자>

네, 오늘 발표된 건 4개 광역권과 대략적인 할인 구간까지고요. 정부는 "연내 완료로 목표로 추후 구체적인 사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라 큰 틀의 방향성 정도로 살펴보면요.

삼성전자의 핵심 생산 거점인 평택, 기흥, 화성은 광역권 기준 할인 폭이 가장 낮은 수도권 남부에 몰려 있습니다. 수조원대 전력비를 지출하면서도 이번 인하 혜택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큽니다.

SK하이닉스는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이천 공장은 삼성과 마찬가지로 수도권 남부 권역에 속할 것으로 보이지만요. 충북 청주 공장은 중부권에 해당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간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에 향후 추진되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광역권상 남부권, 최고 할인 구간에 해당돼 완공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전력비 구조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앵커>

반도체 외에 전력을 많이 쓰는 철강 같은 전통 제조업체들도 혜택이 클 텐데요. 실제 절감 규모는 어느 정도로 추산됩니까?

<기자>

연간 전기료로 1조 원 가까이 내는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숨통이 트였습니다.

포스코는 포항과 광양제철소가 모두 남부권에 있어 연 최대 약 1,700억 원의 전기료를 절감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현대제철의 경우 포항공장(남부권)과 당진제철소(중부권) 등에서 연 최대 약 1,400억 원 수준의 비용 감면이 기대될 것으로 시장에선 보고 있습니다.

매출 규모로 다시 보면 절감 효과는 적은 편입니다.

포스코 철강 부문의 지난해 매출액이 35조 110억 원인데, 예상 절감액은 매출의 0.5% 수준에 불과합니다. 현대제철도 예상 절감액은 0.6%대로 두 회사 모두 매출 총량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체는 크지 않습니다.

다만 매출원가율을 보면 얘기가 달라지는데요. 철강산업 특성상 원가율이 90%에 달하는 저마진 구조인 만큼 이번 요금 할인이 수익성에 미치는 체감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기업들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지만 한전 입장에서는 2조 8천억 원을 감면해 주면 재무 부담이 커지는 것 아닙니까? 제도 시행 일정과 한전의 재원 조달책은 어떻게 마련됐나요?

<기자>

맞습니다. 한전의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요금을 감면해 주는 상황인데요.

도매시장에서 발전사로부터 사 오는 전력 구입비를 지역별로 차등화하는 지역별 한계가격제인 LMP를 논의 중입니다.

발전소 거래 가격에도 지역별 차등을 둬서 한전의 전력 구입비 자체를 낮추겠다는 겁니다. 여기에 한전의 송전 비용 절감과 정부 재정 지원을 병행해서 재무 충격을 줄이겠다는 방침입니다.

정부는 오늘(26일) 공청회 의견 수렴을 거쳐 연내 고시와 약관 개정을 마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