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란, 완전한 금융 고립"…채권발작에 1조달러 투입할까

입력 2026-08-25 06:52
수정 2026-08-25 06:54
<앵커>

미국이 이란의 자금줄을 끊어 내기 위해 '경제적 고립 작전'이란 초강수 제재를 꺼내 들었습니다.

이란산 원유 거래에 관여된 중국 은행에 대해서도 "예외는 없다"고 경고해, 다음달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상당한 파장이 예상됩니다.

뉴욕 연결하겠습니다. 조연 특파원, 오늘 발표에서 가장 주목할 건 뭡니까?

<기자>

미국이 이란의 경제적 생명선이라 꼽은 5가지 제재 부문입니다. 디지털자산과 첨단기술, 금, 항공, 그리고 해운인데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 5개의 통로로 이란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며, 이란에 조력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2차 경제 제재를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다섯가지 분야가 이슬람혁명수비대와 이란 정부의 자금 조달 수단으로 쓰이거나 현금 이동, 원유 수출, 무기 기술 등에 이용되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각국 정상들에게 이란 정권과의 교류를 중단하라는 직접적인 요구를 하고 있고, 이미 명확한 시한을 부여한 만큼, 자금 세탁을 조장하는 곳은 미국 달러 시스템에서 퇴출당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구체적인 사례나 제재 시점을 언급하진 않았습니다만, 이란 정권은 외화 유입의 최대 80%를 두바이/UAE 금융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이란산 원유를 운송/거래하는 중국 정유사도 문제가 될 수 있고, 터키와 이라크, 카타르, 파키스탄 등은 디지털자산을 이용한 우회 거래망으로 거론됩니다.

이란과의 원유 거래에 관여하는 중국 대형은행에도 제재를 가할 준비가 되어있냐는 질문에, 베선트 장관은 "누구도 제재 범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중국도 이 같은 제재 예고에 "필요하다면 자국의 정당한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양국이 상응하는 보복 조치로 갈등을 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효과적일지는 미지수입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발표가 실제 제재 실행으로 이어질지 의구심을 표하는데요. 앞서 4월 '경제적 분노'를 발표할 때도 이란산 석유를 구매하는 국가에 2차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했지만 실제로 실행에 옮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베센트 장관 발언 이후 미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고, 10년물 국채 금리가 4bp 넘게 떨어지며 4.7% 아래로 내려갔습니다만, 이는 대이란 제재보다는 미 재무부 바이백 관련 발표가 결정적이었습니다.

<앵커>

이날 장기 국채금리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한 바이백 확대 재원으로 1조 달러에 가까운 정부 보유 현금을 투입할 가능성이 보도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 바이백 확대를 발표했을 때는 기존 20억 달러에서 4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이었는데, 효과가 하루 밖에 가지 않았죠. '임시 처방에 불과하다', '빚으로 빚을 막을 것이냐' 등의 지적도 있었고요.

그런데 바이백 확대 자금 조달 방법으로, 재무부 일반 계정, TGA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미 재무부 고위관계자 발로 나왔습니다.

TGA는 미국 연방정부가 세금 등으로 거둬들인 돈을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에 넣어두는 계좌로, 쉽게 말해 '미국 정부 통장'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에 시장에서 예상한 단기 국채를 매각해 장기 국채 매입을 충당하는 방식 대신 세금으로 조성된 자금을 바이백에 활용하겠다는 겁니다.

현재 이 계좌의 잔액은 약 9,500억 달러로, 우리 돈으로 약 1,300조원에 달합니다. 이전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치인 6,000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입니다.

물론 TGA를 줄이면 새로운 부채 한도 협상 결렬시 리스크가 될 수 있지만, 부채 한도 도달까진 아직 시간은 남아있고요.

실제 재무부의 장기 국채 매입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첫 바이백 확대가 9월 9일에 이뤄질 예정인데요.

아직 2주 정도 남아있어 시장에 미칠 영향을 판단하긴 이르지만, 재무부가 1조 달러에 육박하는 TGA 카드를 꺼냈다는 사실만으로도 오늘 시장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동시에, 이번주 열리는 잭슨홀미팅에서의 케빈 워시 미 연준 의장의 연설도 시장이 주목됩니다.

워시 의장은 기존에 대차대조표 축소 입장을 고수해왔죠. 장기 국채금리가 상승한 상황에서 재무부와 발을 맞춰 완화적인 금융 환경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전환할지, 아니면 악화되는 재정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겠다는 신호를 줄 지 지켜봐야 겠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조연 특파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