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달러…원·달러 환율, 1,370원대 진입

입력 2026-08-24 17:56
수정 2026-08-24 18:47
수출기업 달러 매도 물량↑ "삼전닉스 대규모 주주환원책에 환율 하락 기대감" 연준 금리인상 기대↓·국채금리 상승에 약달러 전문가 "환율 하단 1,340원까지 열어둬야"
<앵커>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9월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습니다.

오늘 장중 1,370원대까지 내려왔었는데요. 앞으로 환율 움직임을 결정할 대내외 변수 짚어보겠습니다.

김예원 기자, 최근 환율 하락의 핵심 요인으로 수출 기업들의 달러 매도가 꼽힌다면서요?

<기자>

네, 맞습니다.

7월부터 오늘까지 원·달러 환율 낙폭은 167원에 달합니다.

단기간에 환율이 상당히 빠르게 떨어진 만큼, 당초 시장에서는 오늘 1,380원 선을 밑돌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봤는데요.

하지만 수출 업체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1,370원대까지 밀렸습니다.

월말이 가까워지면서 통상적으로 수출 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늘어나는 시기인 데다,

8월 말 법인세 예납을 앞둔 기업들의 원화 환전 수요까지 겹치고 있습니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주주환원에 따른 기대감도 달러 매도를 부추기는 요인입니다.

두 기업이 주주환원을 위해 그동안 쌓아둔 달러를 대규모로 환전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 건데요.

수출 기업들 입장에서는 향후 대규모 달러 매도로 환율이 더 떨어지기 전에 보유한 달러를 미리 매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난주 두 기업 모두 주주환원책을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두 회사가 달러 자금을 원화로 바꾸는 과정에서 환율을 더 끌어내릴 수 있다는 전망인데, 실제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지난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최대 110조 원과 40조 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단순 합산하면 최대 150조 원에 달합니다.

앞서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으로 조달된 자금은 265억 달러, 우리 돈 약 40조 원 규모였는데요.

지난 7월 ADR 자금 유입 당시 환율 움직임을 분석해보면, 10억 달러당 환율을 약 4.9원 끌어내리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에 발표된 양사의 최대 주주환원 규모는 원화 기준으로 ADR 조달액의 약 3.8배에 달합니다.

다만, 이를 그대로 외환시장에 유입되는 달러 규모로 볼 수는 없습니다.

양사가 배당과 자사주 매입 비중을 모두 확정하지 않아 아직 실제 달러 환전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기존에 갖고 있던 원화성 자금으로 주주환원 재원을 충당할 수도 있고요.



또, 외국인 주주가 받은 배당금이나 자사주 매도 대금을 다시 달러로 환전해 해외로 송금할 경우, 기업의 달러 매도 효과가 일부 상쇄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의 달러 환전이 실제로 발생한다면 환율이 1,300원대 중반까지 추가로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앵커>

수급 외에 대외 변수는 좀 어떻습니까?

<기자>

대외 여건 역시 현재로선 달러 약세, 즉 원화 강세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미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전격 확대했지만 장기금리 안정 효과는 제한적이었죠.

부채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오히려 달러 자산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졌고요. 달러 인덱스는 98선에서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진 점도 달러에는 하락 재료입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고용과 소비, 물가 지표가 일제히 경기와 물가 압력의 둔화를 가리키고 있기 때문인데요.

고용과 소비가 약해지고 물가 상승 압력까지 완화되면서 연준이 추가로 금리를 올릴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평가가 확산하고 있는 건데요.

전문가들은 현재 98선인 달러 인덱스가 앞으로 2~3포인트가량 더 하락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원·달러 환율이 어디까지 내려갈지가 가장 궁금한데요. 시장에서 보는 단기 하단은 어느 정도로 봐야 할까요?

<기자>

오늘 환율이 새로운 지지선이었던 1,380원 아래로 내려온 만큼,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1,340원까지도 하단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당분간은 수급적으로 달러 매도가 우위를 보이면서 환율에 지속적인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건데요.

다만, 이번 주 약 12억 달러 규모의 외국인 배당 지급이 예정돼 있어 달러 매수 수요가 유입되면, 수급 쏠림이 일부 완화될 수 있겠고요.

또, 최근의 환율 하락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시각도 있는 만큼, 월말 수급 요인이 약해지는 9월에는 일부 되돌림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문정희 /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오늘 1,380원대 깨져서 1,350원까지 보이긴 하거든요. 그건 이제 수급적으로 밀리면 아마 그 정도 될 것 같고… 9월이 되면 수급보다는 미국 지표들 또 확인해야 되니까 다시 좀 되돌림이 있지 않을까…]

<앵커>

이번 주에도 환율 흐름을 좌우할 굵직한 일정들이 이어지는데, 핵심 변수들을 짚어주시죠.

<기자>

우선 내일 새벽으로 예정된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 발표에 이어 목요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금요일 케빈 워시 미 연준 의장의 잭슨홀 기조연설 등이 있습니다.



만약 미국의 추가 제재에 이란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중동 불안이 커질 경우, 국제유가가 다시 자극받을 수 있는데요.

유가 상승은 미국의 물가 우려를 키워 장기 국채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겠죠.

최근에 미국 장기금리 상승이 재정 우려와 맞물려 오히려 달러 약세로 연결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환율의 추가 하락 재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전문가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백석현 /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 결국 이란의 반발을 부르고, 그게 유가에 부담을 주고, 유가가 오르면 또 미국 장기채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최근에 미국채 금리 상승이 달러 하락으로 연결되고 있거든요. 단기적으로는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걸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앞서 케빈 워시 미 연준 의장이 기자 간담회에서 장기금리 상승 자체가 금융시장에 긴축 효과를 내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후 미 재무부가 바이백 확대를 통해 장기금리 안정에 나서면서 연준의 셈법도 한층 복잡해졌습니다.

워시 의장이 잭슨홀에서 금리에 대한 직접적인 발언은 자제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해서 어떤 힌트를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정치경제부 김예원 기자였습니다.

영상취재: 이성근

영상편집: 노수경

CG: 정지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