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하려다 확장해요"…월 15만 원이 소멸 위기 마을 살렸다

입력 2026-08-24 17:53
<앵커>

농어촌 인구 감소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농어촌 기본소득이 침체됐던 지역의 분위기를 180도 바꿔놓고 있습니다. 식당에선 줄을 서고 문을 닫을 뻔한 지역 슈퍼는 재단장을 했습니다.

농어촌기본소득이 바꿔놓은 지역 현장 이해곤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충북 옥천군 안남면. 주민은 1,300여 명으로 옥천군에서도 가장 인구가 적은 곳입니다.

여기서 30년 동안 한 자리를 지켰던 동네 슈퍼 안남공판장은 줄어드는 매출 때문에 폐업을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점포를 확장하며 오히려 활기를 띄고 있습니다. 바로 농어촌기본소득 때문입니다.

주민들에게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를 매달 15만 원씩 지급하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기본소득은 살고 있는 읍면 지역에서 사용해야 하는데, 연 매출 30억 원 이상 가맹점에선 쓸 수 없습니다. 주유소와 편의점, 하나로마트에선 5만 원까지만 쓸 수 있습니다.

지역 내로 사용처가 정해진 지원금이 소상공인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겁니다.

[김현자 안남공판장 대표 / 처음에는 좀 불평이 지역에서만 쓰면 우리가 좀 불편하지 않나 이런 얘기를 했었는데 그게 더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아요, 판매량도 늘고 관계 형성도 굉장히 좋아졌구요. 그래서 좀 더 여기 고향을 더 지켜야 되지 않나 이런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읍내를 나가는 것도 쉽지 않은 어르신들을 위한 이동장터도 만들어졌습니다.

뜻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사회경제연대 조직들이 나서면서 기본소득 사용이 더욱 활발해졌습니다.

[강호신 옥천지역자활센터장 / 어르신들이 거주하고 계신데 어르신들이 판매점에 가기가 좀 어려우시고 더군다나 물건들을 들고 오기 힘드시니까 직접 가서 앞에서 판매도 하고 저희가 배달까지 같이 병행해서 하다 보니까 어르신들의 만족도는 굉장히 높은 것 같습니다. ]

이 같은 움직임이 모아지면서 올해 7월 기준 옥천군에서 기본소득 사용률은 93.5%에 달했고, 대부분 주민이 사용하는 수단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기본소득은 인구 유입 원동력도 됐습니다. 지난해 12월 사업 선정 이후 옥천군 인구는꾸준히 증가해 2022년 무너졌던 5만 명도 다시 회복했습니다.

옥천군은 지역 내 사회적기업과 함께 기본소득 활용도를 높여갈 계획입니다.

[황규철 옥천군수 / 8개 면의 사용처가 굉장히 어려운데 그 문제를 해결해 주는 조직이 바로 사회적기업 입니다. 옥천군은 사회적 기업이 잘 탄탄하게 조직돼 있습니다. 그런 부분 때문에 이번 농어촌기본소득 추가 선정된 이후에도 사용처 문제가 물론 면은 어렵지만 그 일정 부분을 해소하는 조직이 사회적 기업입니다.]

지역 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 실험이 앞으로 어떤 성과를 가져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해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