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품귀에 엔비디아도 무릎…삼성·SK, 주도권 커졌다

입력 2026-08-24 14:22
<앵커>

삼성전자가 100조 원이 넘는 주주환원책을 내놨지만 SK하이닉스와는 대조적으로 시장에서는 실망감이 가득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엔비디아는 메모리 가격 급등을 못 견디고, 내년 초부터 AI 서버 가격을 15% 올리기로 했습니다.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최소 내년까지는 메모리 가격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부 홍헌표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삼성전자의 주주환원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냉정하군요?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21일 장 마감 후 90~110조 원 규모의 주주 환원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40조 원 규모의 주주환원책을 내놓은 SK하이닉스와 시장의 평가가 엇갈립니다.

총액은 삼성이 두 배 이상 많지만 시장은 주주환원의 속도와 시점에 실망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주주환원책을 발표하자마자 다음 거래일부터 취득 후 전량 소각하기로 했습니다.

11월 19일까지 3개월 간 일평균 약 6,500억 원씩 매입할 계획인데 이 시점도 최대한 당기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삼성의 경우 당장 실행하는 것은 임직원 주식보상 몫의 15조 원 자사주 매입 뿐입니다.

하루 평균 약 2,500억 원인데 이 자사주는 소각 대상이 당연히 아닙니다.

삼성은 3분기 내에 정규배당을 포함해 30조 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했지만 나머지 60~80조 원의 규모의 주주환원 시점과 방식은 내년 1월에 결정합니다.



SK하이닉스가 추가 주주환원 계획을 10월 말 예정인 3분기 실적발표 때 내놓겠다고 한 것과 비교하면 속도가 상당히 느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그래도 두 회사가 상당한 규모의 주주환원책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천문학적인 영업이익에 있습니다. 그만큼 메모리 가격이 폭등했다는건데, 엔비디아가 메모리값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AI 서버 가격을 올렸군요?

<기자>

엔비디아가 내년 1월부터 출하 예정인 AI 서버 가격을 올해 대비 최대 15% 올리기로 했습니다.

높아진 메모리 가격을 AI 서버 구매자인 하이퍼스케일러에게 전가하기로 한 겁니다.

AI 서버 매출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자 이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27일(한국시간) 새벽 회계연도 2027년 2분기(5~7월) 실적발표를 합니다.

1분기 매출총이익률이 74.9%였고, 당시 2분기 이익률도 74.9%로 같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번에 올릴 가격은 내년 초 물량이기 때문에 엔비디아 실적에는 27년 4분기(11월~1월)에 반영됩니다.

엔비디아는 이익률을 정확히 유지하기 위해 15%를 올렸습니다.

시장에서는 AI 서버 구축에 메모리 원가가 지난해만 해도 50% 초반이었는데, 최근에는 66%까지 늘었다고 분석합니다.

엔비디아 매출을 100으로 잡고 이익률을 단순 계산하면 원가는 25이고, 메모리는 50%인 12.5를 차지합니다.

그런데 원가 25에서 메모리 비중이 66%로 늘면 16.5로 원가는 4만큼 증가해 29가 됩니다.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이익률이 71%가 되고, 이익률 75%를 맞추려면 정확히 15%를 인상해야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앵커>

결국 엔비디아도 메모리 공급부족으로 가격 협상 주도권을 메모리 3사에 내줬다고 봐야겠군요? 이런 흐름이 얼마나 이어질 것 같습니까?

<기자>

오는 2028년까지는 메모리사들이 가격을 주도할 전망입니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서버인 '베라 루빈' 스펙을 끌어올리면서 탑재되는 메모리 용량이 폭증하고 있습니다.

HBM3E에서 HBM4로 넘어가면서 가격이 올라가기도 하지만 8단에서 12단으로 용량이 커지는 것도 영향을 줍니다.

특히 메모리 3사의 한정된 웨이퍼가 AI용 고성능 메모리로 집중되면서 수급 불균형이 점점 심화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가격 주도권이 메모리 3사로 넘어간 것입니다.

당장은 엔비디아가 AI 서버 가격을 15% 올려도 수요가 15% 감소하지 않습니다.

당분간 빅테크들이 AI 투자를 늘릴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구글과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들은 자체 칩(ASIC) 개발에도 적극적입니다.

자체 칩에도 엄청난 용량의 HBM이 탑재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메모리 3사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다만 메모리 가격에 기업들이 부담을 느껴 자본투자(CAPEX)를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줄이게 되면 메모리 3사에는 치명적입니다.

메모리 가격인상을 무한정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1~2년 안에 B2B, B2C 소비자들에게 구독료나 사용료를 인상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메모리 사이클은 빅테크들의 중장기 AI 투자수익률에 달렸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