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일자리, '취업 숫자'보다 성장 사다리 만들어야

입력 2026-08-24 14:01
수정 2026-08-25 09:40
한경협, 청년고용정책 세미나 개최…노동시장 구조개선 등


청년들이 취업 후 역량을 키워 더 나은 일자리로 이동할 수 있는 '성장 사다리'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24일 서울 FKI타워에서 '청년들이 바라는 청년고용정책 세미나'를 열고 청년 고용 문제의 구조적 원인과 정책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청년 고용률 하락과 '쉬었음' 청년 증가, 첫 일자리 진입 지연 등 청년층의 고용난을 진단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실제 청년(15~29세) 고용률은 2024년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27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올해 1~7월 20·30대 '쉬었음' 인구는 월평균 68만명에 달했고, 지난 5월 기준 대학 졸업 후 미취업 기간이 1년 이상인 청년 비중도 48.6%에 이르렀다.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은 기업의 투자와 성장이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기반이라며 규제 혁파와 함께 청년들이 성장할 기회와 공정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노동시장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체계와 경직된 근로시간, 산업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교육 시스템을 개선하고 신산업 규제 완화와 교육·훈련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년들이 취업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세심하게 살피고 노동시장 변화에 맞지 않는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단순한 일자리 숫자 확대를 넘어 청년들이 첫 직장에서 경력을 쌓고 성장할 수 있는 '성장 사다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 대표들은 정책의 목표를 단순한 취업자 수 확대에서 '성장 가능한 일자리'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창훈 경희대 총학생회장은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시작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고, 올라갈 수 있는 일자리”라며, 중소기업에서 경험과 역량을 쌓은 뒤 더 나은 기회로 이동할 수 있다는 '성장 사다리'에 대한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재현 미래생각 일자리센터장은 청년 고용 문제를 개인의 열정이나 끈기 부족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며 기업 규모에 따른 일자리 질의 격차와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올해 4월 기준 300인 이상 사업체의 월 임금은 573만8000원으로 300인 미만 사업체의 366만7000원보다 크게 높았다.

그는 성과에 따른 합리적인 보상체계를 확대하고 청년들이 노동시장 제도 개편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요셉 KDI 연구위원은 AI 확산에 따른 고용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신산업 진입 규제 완화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대학 교육·훈련의 유연성과 실용성 강화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새로운 산업과 노동 수요를 빠르게 창출해야 AI 시대에도 청년 일자리 확대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청년 고용 문제를 단기 지원책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노동시장과 산업 구조를 함께 개선하는 중장기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청년고용 정책의 초점을 '얼마나 많이 취업시키느냐'에서 '취업 후 얼마나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느냐'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세미나의 핵심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