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국방 분야를 중심으로 구리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공급 부족 우려까지 겹치면서 구리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국제 구리 가격이 연중 최고치에 근접하자 국내 증시에서도 관련 종목들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전기동 3개월 선물 가격은 톤당 1만4천215.50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3.08% 상승한 것으로, 지난 1월 기록한 최고치인 톤당 1만4천527.50달러에 근접했다.
최근 구리 가격을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으로는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이 꼽힌다. 구리는 전력 생산부터 송전과 사용에 이르는 전 과정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비철 금속으로, 최근 AI 데이터센터와 국방 분야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의 경우 구리가 내부 설비에 직접 사용되는 데다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전력망 인프라 구축에도 대량으로 투입된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구리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공급 확대 속도는 수요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에는 주요 구리 생산국인 칠레의 공급 차질 우려까지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칠레 아타카마 지역에 8월 13일부터 두 번째 겨울 폭풍이 몰아치면서 광산 회사인 런딘 마이닝(Lundin Mining)은 2026년 구리 생산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국제 구리 가격이 상승하면서 국내 증시의 구리 관련 종목에도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달 들어 비철금속 제조사인 이구산업의 경우 10.76% 올랐고, 대한전선(14.87%), LS(9.93%), 풍산(9.27%) 등의 주가가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구리 공급 부족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단기 차익을 노린 재고가 시장에 일시적으로 유입되면서 구리 선물 가격이 다소 하락했지만 실물 시장의 공급 부족 신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옥지희 삼성선물 연구원은 "LME 가용 재고는 16만6천776톤으로 지난주 초반 대비 약 60% 급증했지만 여전히 4개월 전 고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미국의 정제 구리 관세 부과 가능성이 미정으로 남아 있어 하반기에도 구조적인 글로벌 구리 수급 편중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