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잘 냈더니 되레 깎였다…'276억→804억원' 4년새 2배 '훅' 늘었다

입력 2026-08-23 08:03
국민연금 받았더니 기초연금 '뚝'…지난해 감액 총액 804억 국민연금 가입 유인·제도 신뢰 약화 우려…역할 재정립 필요


국민연금을 성실하게 납부한 탓에 깎인 기초연금 급여액이 최근 4년 사이 3배로 늘어 지난해 8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민연금 수급액 연계에 따라 감액된 기초연금은 총 804억,0462만원으로, 2021년(276억1,574만원)의 2.9배 수준이다.

같은 기간 기초연금을 깎인 수급자들은 38만9천명에서 84만2천명으로 2배 이상 불었다. 수급자 1인당 연간 감액액은 2021년 약 7만1,000원에서 지난해 약 9만6,000원으로 늘어난다.

조세를 재원으로 삼는 기초연금과 가입자의 보험료로 운영되는 국민연금이 서로 맞물려 있는 현행 공공부조 설계 구조에서 기인한다. 현행 제도는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어 수령액이 일정 기준을 넘어서거나 소득인정액에 반영될 경우 기초연금을 삭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본인이 노후를 위해 추가로 확보한 연금 소득의 상당 부분이 기초연금 삭감분으로 상쇄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거나 수급액이 많은 가입자일수록 기초연금 감액 가능성이 높아지는 방식이다. 소득 수준이 같다 하더라도 국민연금 가입 기간, 수급액 등에 따라 기초연금 수급액이 달라져 결과적으로 공적 연금 수급액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기초연금이 최소 소득 보장 기능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국민연금 급여 수준을 함께 고려하도록 설계된 것이나 결과적으로는 두 제도의 정책목표 간 긴장 관계를 발생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특히 국민연금 수급액이 늘수록 기초연금이 감소하는 구조는 보험료 납부를 통해 추가로 확보한 소득 일부가 기초연금 감액으로 상쇄되는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특성 때문에 기존 연구에서도 국민연금 연계 감액 방식이 재정 절감 효과에 비해 국민연금 가입 유인을 떨어뜨리고, 제도 신뢰를 약화한다고 지적해왔다.

문제는 고령화가 빨라지고, 국민연금 제도가 더 성숙해지면서 이런 감액 사례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두 연금 간 관계를 단순한 급여 조정 문제가 아니라 공적연금 체계 전반의 구조와 역할 분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짚었다. 장기적으로 기초연금은 최소 소득 보장 기능에 더 집중하고, 국민연금은 보험료 기여에 기반한 소득 보장 기능을 담당하도록 제도 간 역할을 명확히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