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SK하이닉스가 고점을 높이며 170만원을 회복했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장중 14% 넘게 뛰어 170만원을 터치한 뒤 172만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전날 9.85% 급락세를 만회한 뒤 상승폭을 더욱 키웠다.
19일(현지시간)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SK하이닉스의 4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강력한 신호(Strong Signal)'로 평가하며 현 주가가 저평가 상태라고 진단했다.
바클레이즈의 사이먼 콜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가 2025~2027년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환원하기로 한 점을 두고 "시가총액의 약 15%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 미국예탁증서(ADR) 기준으로 투자 의견 '비중 확대'와 목표주가 300달러를 유지했다. 18일 기준 SK하이닉스 ADR 가격은 155.62달러로, 약 93%의 주가 상승 여력을 전망한 셈이다.
바클레이즈가 주목한 대목은 이 정도의 환원에도 회사의 투자 여력이 훼손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콜스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시가총액의 약 15%를 환원하면서도 향후 수년간 생산능력을 유의미하게 확대하고 신규 기회에도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환원 확대가 통상 설비투자 축소와 맞물리는 것과 달리, 양쪽을 동시에 감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는 기존 '누적 FCF의 50% 범위 내'였던 목표를 '50% 이상'으로 바꾸고 배당과 특별배당, 추가 자사주 매입을 병행하기로 했다. 여기에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향후 3개월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바클레이즈는 이를 주가의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평가했다.
바클레이즈는 이에 맞춰 2027년 분기 배당 전망을 주당 2천500원, 기말 배당을 1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자사주 매입 가정은 2027년 약 200조원으로 상향했다. 내년 1∼3분기에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이어지고, 4분기에 확대되는 흐름을 가정했다. 이 경우 2025~2027년 누적 FCF의 약 51%가 2027년 말까지 환원된다는 계산이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의 배분 비중은 남은 관건으로 꼽혔다. 콜스 연구원은 배당 비중이 커지면 현금흐름 지속성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반도체 산업의 경기 순환성을 감안하면 자사주 매입이 더 선호되고 합리적인 선택일 것으로 봤다.
전날(19일) 국내증시 장 마감 후 SK하이닉스는 4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해 전량 소각하기로 공시했다. 아울러 3년간 FCF의 50% 이상을 환원하는 내용의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여의도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탈(기초체력) 대비 하락한 주가 반등의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수급 개선에 영향을 미칠 수준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봤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해 6월 298만7,00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가 조정 국면이 이어져 지난 달 말에는 124만6,000원까지 떨어졌다.
이날 종가는 전날보다 19만1,000원(12.73%) 오른 169만1,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