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가 급등으로 대외금융부채가 이례적으로 큰 폭으로 증가하며, 우리나라의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순대외금융자산이 7천억 달러 가까이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640억 달러로 집계됐다. 전 분기 말(7,536억 달러) 대비 6,895억 달러 급감했다.
우리나라 순대외금융자산은 지난 2014년 3분기 말 처음으로 양(+)으로 전환해 10년 넘게 지속 상승해오다, 지난해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감소하고 있다. 2분기 감소폭(6,895억 달러)은 1994년 통계 작성 이후로 역대 최대다.
한은은 대외금융자산이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대외금융부채가 국내 주가 상승으로 대폭 증가하며 순대외금융자산이 큰 폭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2분기 말 대외금융자산은 3조 843억 달러로, 전 분기 말 대비 2,017억 달러 늘었다. 사상 첫 3조 달러 돌파다.
문상윤 경제통계1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거주자의 해외 증권 투자 잔액이 지분증권을 중심으로 1,427억 달러 늘었다"며 "해외주식 매수세가 지속되고, 글로벌 증시 호조세로 평가액도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대외금융부채는 3조 202억 달러로, 전 분기 말보다 8,912억 달러 늘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지만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지분증권이 늘어난 결과다.
외국인의 증권투자 잔액은 지분증권을 중심으로 8,593억 달러 급증한 2조 3,322억 달러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2024년 4분기 말 사상 처음으로 순대외금융자산이 1조 달러를 넘겼지만, 작년 4분기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2분기 말 기준 순대외금융자산은 2014년 3분기 이후 역대 최소치로 쪼그라들었다.
이와 관련해 문 팀장은 "이번 순대외금융자산 감소는 우리나라 기업의 실적 개선에 따른 기업 가치, 국부 증가에 기인한 것"이라며 "역대 최대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와 3조 달러를 처음으로 상회한 대외금융자산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 경제의 대외 충격 흡수 능력은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분성이 아닌 원리금 지급 의무 등이 확정된 순대외채권은 오히려 소폭 증가하는 등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양호한 대외 지급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분기 말 기준 대외채권은 1조 1,806억 달러로, 전 분기 말 대비 407억 달러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외채무는 384억 달러 증가한 8,128억 달러다.
2분기 말 기준 순대외채권(대외채권-대외채무)은 3,678억 달러로, 전 분기 말 대비 23억 달러 늘었다.
대외 지급 능력을 보여주는 준비자산 대비 단기 외채 비율은 46.5%로, 전 분기 말보다 3.1%p 상승했다. 같은 기간 대외 채무 대비 단기 외채 비중은 0.7%p 오른 24.4%다.
문 팀장은 "준비자산 대비 단기 외채 비율과 대외 채무 대비 단기 외채 비중이 모두 상승했으나, 단기 외채 증가가 차입이 아닌,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관련 대기·경과성 확정 채무 증가에 기인한 점을 고려할 때 단기 대외 지급 능력과 외채 건전성 모두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상호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과장 역시 "최근 순대외금융자산이 크게 감소하는 동안에도 우리나라 순대외채권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고,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 외채 비율도 현재 외환보유액으로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짚었다.
이어 "최근 순대외금융자산 감소는 외환위기 시 문제가 됐던 대외 차입 증가보단 국내 기업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에 따른 변화가 주된 원인으로, 이를 우리가 갚아야 할 빚 전체가 늘었거나 대외 지급 능력이 약해진 것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3분기 순대외금융자산 전망에 대해서 최재혁 자본이동분석팀장은 "향후 주가 추이나 국제 금융시장 여건을 봐야겠지만, 최근에는 외국인의 리밸런싱 매도가 조금 잠잠해지고 있고, 국내 재투자도 어느 정도 되고 있다"며 "현재 주가 수준을 봤을 때는 순대외금융자산이 조금 올랐을 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