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글로벌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올해 한국 경제가 3.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높은 성장세가 소비와 고용 등으로 퍼지지 않으면서 체감경기 개선은 여전히 미진하다고 진단했다.
KDI는 19일 발표한 'KDI 경제전망 수정'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기존 2.5%에서 3.2%로 0.7%포인트(p) 상향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1.7%에서 2.2%로 0.5%p 높였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가 수출과 설비투자를 끌어올리고 내년에는 민간 소비 회복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미루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세계반도체통계기구(WSTS)의 메모리 반도체 업황 전망이 지난 5월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며 "적어도 올해는 글로벌 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초호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KDI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 상향 폭인 0.7%p 가운데 약 0.6%p가 반도체와 이에 따른 파급 효과에서 비롯한 것으로 분석했다.
김 부장은 "직접적인 반도체 수출 증가도 있지만 반도체 설비투자가 확대되고, 반도체 부문의 소득 증가가 민간 소비에도 일부 영향을 미친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높은 성장률이 가계가 체감하는 경기 개선으로까지는 충분히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경제 성장이 상대적으로 고용 유발 효과가 낮은 반도체 산업에 집중돼 있는 데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크게 늘었음에도 실질임금 상승률은 지난 10년 평균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반도체를 제외한 제조업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서비스업의 고용 증가세도 좋지 않아 고용시장 역시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부장은 "고성장 자체도 중요하지만, 성장의 구성과 확산이 잘 전이돼야 체감 경기 개선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은 이런 부분이 미진하다"고 말했다.